10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 무료급식소 인근 식당가에서 노인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70대 이상 인구는 631만9천402명으로, 20대(619만7천486명) 인구를 넘어섰다. /연합뉴스

저출생과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70대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20대 인구를 앞질렀다.

행정안전부가 10일 발표한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0대 이상 인구는 631만9402명으로 20대 인구(619만7486명)를 처음 추월했다.

2022년 대비 70대 이상 인구는 23만7614명(3.9%) 증가한 반면 20대 인구는 21만9695명(3.4%) 감소하면서 역전됐다. 10년 전인 2014년만 해도 70대 이상 인구가 444만명, 20대 인구가 664만명으로 20대 인구가 220만명 더 많았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한국 사회에는 20대가 70대 이상보다 많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그게 깨진 것”이라며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래픽=정인성

65세 이상 고령 인구도 지난해 973만명으로 2022년보다 46만3000명(5%) 증가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9%까지 상승했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는데 초고령 사회를 목전에 둔 것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내년에 우리나라도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령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어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시·도별로 나눠 보면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8곳이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26.1%), 경북(24.7%), 전북(24.1%) 등이다. 지난해 충북과 경남이 추가로 초고령 사회가 됐다.

고령화로 인해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우리나라 생산 가능 인구(15~64세)는 지난해 3593만1000명(전체 인구의 70%)으로 2022년(3628만1000명)보다 35만명 감소했다. 올해는 70% 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유권자 구성도 달라졌다. 오는 4월 22대 국회의원 선거 유권자 중 60대 이상 유권자(1395만명)가 20·30대 유권자(1277만3000명)보다 117만명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는 20·30대 유권자가 178만명 더 많았다.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처음 줄어든 이후 4년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주민등록 인구는 5132만5329명으로 2022년보다 11만3709명(0.2%) 줄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출생아 수 감소 폭이 사망자 수 감소 폭보다 컸다”며 “인구 감소 흐름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역대 가장 적은 23만5039명으로 2022년보다 7.7% 줄었다. 반면 사망자 수는 35만3920명으로 2022년 대비 5.0% 줄었다.

그래픽=정인성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이라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사상 유례가 없는 0.70명까지 떨어졌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전체 가구 수는 2391만4851가구로 집계됐다. 그중 1인 가구가 993만5600가구(41.6%)로 가장 많았다. 10집 중 4집이 1인 가구인 셈이다. 이어 2인 가구(24.5%), 4인 이상 가구(17.1%) 등의 순으로 많았다.

1인 가구를 연령별로 나눠 보면 70대 이상 1인 가구가 195만 가구(1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18.4%), 30대(16.9%) 등의 순이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인구는 36만4740명으로 2022년(41만3162명)보다 4만8000명 감소했다. 이 인구가 30만명대로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2018년에 비해 12만5000명이 줄었다.

수도권과 지방 간 인구 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지난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구는 2601만4265명으로 지방(2531만1064명)보다 70만3201명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