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 연말 새벽에 운행할 예정인 ‘자율 주행 버스’의 모습. 새벽 3시 30분 서울 도봉구 도봉산역을 출발해 광화문, 마포, 여의도 등을 달린다. /서울시

청소부·경비원 등 새벽 일찍 출근하는 시민들이 주로 타는 서울 시내버스의 첫차 시각이 30분 당겨진다. 그동안 새벽 운전기사를 구하지 못해 버스 운행 횟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는데 ‘자율 주행’ 시내버스를 투입해 일부 노선의 첫차 시각을 새벽 4시에서 3시 30분으로 앞당기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르면 11월부터 청소부·경비원 등 새벽 근로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160번’ 시내버스 노선에 자율 주행 버스를 투입한다고 21일 밝혔다.

이 노선은 도봉구 도봉산역에서 광화문과 마포, 여의도 등을 연결하는데 새벽 일찍 도심 사무실로 출근하는 청소부와 경비원 등이 많이 이용한다. 새벽 4시 첫차부터 승객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동안 “버스 대수를 늘려 달라” “첫차 시각을 앞당겨 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지만 이른 새벽에 버스를 몰 기사를 구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픽=양진경

서울시 관계자는 “자율 주행 버스는 운전기사 없이 스스로 노선을 달린다”며 “운전기사 부족 문제를 첨단 기술로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고령화 추세가 빨라지면서 운전 기사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 질 것이라고 서울시는 예상한다.

이 자율 주행 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이른 새벽 3시 30분 출발한다. 첫차 시각이 30분 정도 당겨지는 셈이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달부터 마포구 합정역~종로구 동대문역 구간에서 이 같은 자율 주행 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율 주행 버스 운행 경험이 계속 쌓이고 있어 연말이면 노선 확대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160번을 시작으로 새벽 시간대 자율 주행 버스 운행 노선을 계속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60번처럼 서울 외곽 지역과 광화문이나 여의도, 강남 등을 연결하는 노선이 우선 검토 대상이다.

한편, 서울시는 그동안 증차 요구가 많았던 ‘8146번’ 버스를 다음 달부터 1대 더 운행하기로 했다. 8146번 버스도 160번처럼 서울 외곽 지역인 노원구 상계동에서 사무실이 많은 강남구 논현동까지 운행한다. 매일 새벽 3시 50분 첫차가 출발하는데 청소부·경비원 등으로 항상 붐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