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의협 비대위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약 3년만에 종합병원 의사 연봉이 2억원 가까이 오른 건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주장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에서 반박하고 나섰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35세면 갓 전문의가 된 나이인데 연봉이 4억원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개원의 세전 연봉이 2억8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 수준이다. 40세 이상 자영업자 수준인데, 이게 비난받을 정도로 많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이 발언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를 삼으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지난 20일 MBC ‘100분 토론’에서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상대측 의견에 반박하며 “2019년 연봉 2억원 남짓하던 종합병원 봉직의 연봉이 최근 3억, 4억원까지 올랐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4억원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종합병원 필수의료 얘기인데, 이들의 연봉을 낮추기 위해서는 필수의료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비급여로 간 의사를 돌릴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지금같은 구조에서 의사 수만 늘리면 필수의료 연봉은 더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 위원장은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근거’에 대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책임 연구자들이 ‘2000명 증원을 주장한 적이 없다’고 밝힌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학교의 연구를 언급했다”며 “정부가 이 연구들을 들먹이며 해당 연구들을 2000명 증원의 근거로 내세우는 이유는 이 연구들 이외에는 의대정원 증원의 논리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의사의 고령화에 따라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일본 등 외국의 사례에서도 무수히 드러나고 있지만 의사는 일반 근로자와 다르게 은퇴 연령이 정해져 있지 않다”며 “한국 의대정원이 3000명대 수준에서 증원되지 않았음에도 활동의사 수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했다.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동맹휴학을 두고는 “집단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실망해 자유 의지로 자신의 미래를 포기한 것이 어떻게 집단행동이 되고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비대위는 회원들의 요구에 따라 당초 다음달 10일로 예정했던 전회원 참석 대규모 집회를 내달 3일로 앞당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