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C

길을 잃은 101세 치매 노인이 임용된 지 1년이 채 안 된 시보 순경 도움으로 무사 귀가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목포경찰서 이로지구대에 한 택시기사가 찾아왔다. 그는 ‘할머니 승객이 고령인데 집을 모르는 것 같다’며 A(101)씨를 경찰에 인계했다.

A씨를 보호 조치하던 조은성(28) 순경은 그에게 “할머니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댁이 어디세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이가 다 빠진 A씨는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못했다.

A씨는 신분증이나 휴대전화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가진 것은 집 현관 열쇠 하나뿐이었다. 휴대용 지문 조회기로 인적사항을 알아내려고 했지만 A씨 지문이 닳아 있던 탓에 확인은 어려웠다.

조 순경은 계속해서 A씨에게 대화를 시도했다. “할머니, 집이 어디예요?” 그러자 A씨가 비교적 분명한 발음으로 “쓰레기차 옆” “롯데마트”라고 말했다. 조 순경은 이 두 가지 단서를 근거로 A씨를 순찰차에 태워 주변 아파트 단지를 돌기 시작했다.

아파트 단지 네 곳을 돈 뒤 다섯 번째로 찾아간 한 인근 아파트 단지. 순찰차가 초입에 들어서자, 뒷자석에 타고 있던 A씨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아, 저쪽으로 들어가야지.” 그 단지를 돌면서 ‘쓰레기차’를 찾아 나섰고 단지 한편에 있던 녹색 쓰레기 컨테이너 앞에 순찰차를 세웠다.

A씨는 “여기가 집이야” “여기 1층 살아”라고 말했다. 조 순경은 A씨를 부축해 현관문 앞까지 간 뒤 문을 A씨가 가지고 있던 열쇠로 문을 열었다. 집 안 여기저기에 A4 용지로 몇몇 이름과 전화번호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조 순경은 그 중 ‘아들’ 밑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A씨를 데려다놓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A씨 호적상 나이는 99세다 실제로 태어난 해는 그보다 빠른 1923년생이다. 올해로 101세라고 한다. 아들은 “어머니가 최근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조 순경은 치매노인 배회감지기 등 관련 제도를 안내했다.

조 순경은 지난해 6월 목포경찰서에 배명받은 ‘새내기 순경’이다. 입직 9개월차인 그는 아직 시보 기간에 있다고 한다. 조 순경은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청 특성에 맞게 ‘정성 치안’을 행하는 ‘따뜻한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