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유튜버 김지우(22)씨가 휠체어를 탔다는 이유로 식당에서 입장 거부당한 사연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그는 “식당을 찾아서 나쁜 후기를 남겨달라는 게 아니다. 많은 장애인이 여전히 입장 거부를 경험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굴러라 구르님’에 ‘휠체어 탔다고 나가라는 식당’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김씨는 “분식집 라면이 너무 먹고 싶은데 주변이 다 턱 있는 식당뿐이라 한참을 헤매다 지하상가 분식집을 발견했다. 인사하고 들어가려는데 사장님이 절 보자마자 ‘자리 없어요. 나가세요’라고 소리를 지르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당시 식당 안쪽에는 빈자리가 있었고 식당 사장은 기다리라는 말 한마디 없이 김씨의 입장을 거부했다. 이 상황을 본 한 젊은 여성 손님이 자리를 비켜줬지만, 사장은 여전히 “안 된다” “나가라”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김씨는 “내가 앉을 것 같으니 휠체어를 무작정 빼라고 하더라. 휠체어가 있으면 불편하다고 앉지 말라고 했다”며 “휠체어가 통로를 막지도 않았고 작은 분식집이라 카트를 사용하는 곳도 아니었다”고 했다.
김씨는 “그냥 나가면 장애인을 쫓아내도 된다는 선례가 생기는 것 같아서 ‘그럼 제가 휠체어를 밖에 놓고 걸어 들어올게요’ ‘저 라면만 먹고 얼른 나갈게요’라고 하니 사장님 중 한 분이 얼른 주문받으라는 신호를 보내더라”며 “휠체어를 탄다는 이유로 쫓겨난 건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상을 남기는 이유는 그 식당을 찾아서 나쁜 후기를 남겨달라거나, 해당 식당에 가지 말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장애인이 여전히 입장 거부를 경험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갈수 있는 식당을 찾기도 어려운데 간 식당에서마저 거부를 당한다면 점점 위축되고 사회에 나오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했다.
또 고정 댓글을 통해 “화나는 소식을 올렸지만 너무 분노하시기 보다는 이런 상황이 종종 일어난다는 것, 그럴 때 자리를 옮겨주거나 ‘그러지 마시라’는 한 마디로도 당사자들은 위안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며 “저도 자리 비켜주신 덕분에 ‘저도 밥 먹으러 온 손님인데 이러시면 안 된다’며 꿋꿋하게 주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우리나라는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2008년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르면 장애인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으로 불리하게 대하거나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할 경우 ‘차별’ 행위로 규정된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장애인 10명 중 6명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