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동·청소년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2021년보다 15분 줄어든 7시간 59분이었다. 권장 시간보다 짧게 자는 ‘과소수면’ 비율은 3년 새 15.7%에서 25.2%로 9.5%포인트 늘었다. 불면을 겪는 아동·청소년은 13.1%였다.

그래픽=백형선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의 ‘2024 아동행복지수’에 따르면, 고등학생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42분이었다. 고등학생 응답자의 70.4%는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고, 18.7%는 불면증을 겪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은 ‘휴대전화나 태블릿 PC 등 미디어 활동(29.2%)’을 불면증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서울 성동구의 고등학생 김주현(18)군은 “눈 뜨는 순간부터 눈을 감기 전까지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를 본다”며 “특히 잠자리에 누워 잠에 들기 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시간이 1시간 이상”이라고 했다. 경기 수원시 초등 6학년 김모(12)양은 “친구들 대부분이 틈만 나면 ‘쇼츠’를 켜놓고 시간을 보낸다”며 “입맛에 맞는 콘텐츠가 뜨니까 멈출 수 없다”고 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이모(56)씨는 “고등학교 1학년 딸이 침대에 누워 새벽까지 유튜브나 OTT 영상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라며 “부모 입장에선 당연히 걱정거리지만, 청소년 대부분이 겪는 일이라고 하니 체념하게 된다”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주부 박모(52)씨는 “아들 방에 들어가 휴대전화를 뺏은 적도 있다”며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잦은데 휴대전화에 푹 빠져 있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 중독은 가정이나 개인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한국은 청소년의 미디어 노출이 많은 국가 중 하나인데도 ‘미디어 리터러시(literacy·활용능력)’에 대한 체계적 교육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미디어 중독은 수면 부족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우울감이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청소년 사이에선 최근 유행하는 ‘숏폼’ 형태 콘텐츠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