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이 최고 35층·3520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바뀐다. 서울시는 지난 29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도시개발구역 개발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를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567-1번지 구룡마을은 2016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 과정을 밟고 있다. 구룡마을은 1970~80년대 서울시내 달동네들이 강제 철거 당한 후 모인 빈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잦은 수해와 화재로 인명 피해도 많았다.
서울시는 이번 심의를 거쳐 구룡마을 부지 중 공동주택용지의 용도지역을 제2종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올렸다. 용적률은 160~170%에서 230~240%로, 최고 층수도 20층에서 25층으로 올랐다. 구룡마을 부지 양재대로변은 최고 35층 주상복합을 짓는다. 다만 서울시는 “인근 대모산·구룡산의 경관 보전과 스카이 라인 조성을 위해 산림과 가까운 곳은 15층 이하로 지을 수 있다”고 했다.
용적률과 높이 상향으로 가구 수도 늘었다. 2838가구(분양 1731·임대 1107)에서 3520가구(분양 1813·임대 1707)가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늘어난 임대 가구 수는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임대주택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9일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임대주택(시프트) 도입을 발표했다. 이곳에 사는 신혼부부는 자녀를 낳으면 최대 20년 살 수 있고, 자녀 2명을 낳으면 시세의 10% 저렴하게 아파트 매입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중 실시계획을 변경 인가하고, 2025년 아파트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9년 완공이 목표다. 구룡마을 재개발을 담당하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다음 달 21일까지 구룡마을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보상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