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가 이어진 13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올림픽공원 인근 전광판에 오존주의보 발령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최근 때 이른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해 물질인 오존(O₃)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오존은 기온이 높고 햇빛이 강한 여름철 특히 많이 발생한다.

14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는 오존주의보가 역대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자주 발령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오존주의보는 지난 4월 19일 처음 발령됐는데 이는 서울시가 오존주의보를 발령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가장 이른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오존주의보가 5월 11일 처음 발령됐는데 올해는 그 시기가 한 달 가까이 빨라졌다. 오존주의보는 공기 중 오존 농도가 시간당 평균 0.12ppm 이상일 때 발령한다.

그래픽=김하경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횟수도 이날 기준 54회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역대 최다 기록은 2018년 54회였는데 올해는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도 전에 기록을 세운 것이다. 지난해 발령 횟수(45회)는 이미 넘어섰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얼마나 자주 오존주의보가 발령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오존은 자동차나 공장 등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NOx),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 오염 물질이 햇빛을 받으면 생성된다. 그래서 주로 햇빛이 쨍쨍한 여름철 도시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오존 농도가 높으면 눈과 코, 호흡기를 자극한다. 오래 노출되면 폐 질환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최용석 보건환경연구원 대기환경연구부장은 “오존은 미세 먼지처럼 보이지도 않고 냄새도 거의 없다”며 “마스크로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호흡기 질환자나 노인, 어린이는 야외 활동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기 중 오존 농도는 해마다 상승하는 추세다. 2000년 0.016ppm이던 연평균 농도는 올해 0.033ppm(5월 기준)으로 2배 수준이 됐다. 서울의 연평균 기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최고 기온이 25도 이상인 날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서울의 연평균 기온은 2000년 12.7도에서 지난해 14.1도로 올랐고, 최고 기온이 25도 이상인 날도 같은 기간 61일에서 66일로 증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로 기온이 오르고 일사량(日射量)도 증가하면서 오존 농도도 상승하고 있다”며 “올해는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커 고농도 오존이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