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위치한 5성급 호텔 대다수가 예약 홈페이지에 표시된 첫 결제 금액과 최종 결제 금액이 다른 이른바 ‘눈속임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서울시는 호텔 숙박 수요가 증가하는 추석 연휴 시즌을 앞두고 서울 소재 5성급 호텔의 27개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다크패턴(눈속임 설계) 가격표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10개 중 9개(89%)는 초기 광고 화면에는 세금과 기타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표시 후, 결제 단계 화면에서 10~21% 더 높은 최종 결제금액을 표시하는 다크패턴인 ‘순차공개 가격책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한 호텔은 초기 광고 화면에는 회원 전용 특별요금이라며 결제 금액으로 약 69만원이 표시되었다가 최종 결제 단계에서는 갑자기 세금 및 봉사료가 포함돼 결제 금액이 약 84만원으로 표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15만원을 더 내야 하는 것이다.
객실 검색 시 첫 화면에 세금과 기타비용을 포함한 최종 가격을 표시한 곳은 불과 3곳(11.1%)뿐이었다.
나머지 24곳은 초기 광고 화면에 뜨는 비용과 최종 결제 비용이 다른 다크패턴 가격표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첫 화면만 보고 바로 결제하면 예상보다 큰 금액을 지불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순차공개 가격책정’이 적용된 온라인 사이트는 소비자가 실제 결제할 가격을 처음에 알 수 없어 정확히 어떤 상품이 더 저렴한지 알 수 없게 되고, 다른 상품과의 비교를 위해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개정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에는 이런 다크패턴을 금지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내년 2월에 시행된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과장은 “2025년 2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에 앞서 이번 실태조사 결과발표를 통해 홈페이지에서 정확한 가격표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호텔 운영 사업자들을 독려하는 한편, 미흡한 사업자정보 표시에 대해서는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시정 권고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법 시행에 맞춰 온라인 소비자 보호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