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부산 연제구청에서 '2024연제구 청년 일자리 박람회'가 열려 참석한 구직자들이 각 회사 담당자로부터 상담을 받고 있다. /김동환 기자

부산의 대학에서 실내 인테리어를 전공한 A(24)씨는 작년 10월부터 서울에 살고 있다. A씨는 “서울은 부산과 달리 실내 인테리어 관련 직장이 많고 전시도 자주 열린다”며 “큰 회사에 취업해 서울에 자리 잡을 생각”이라고 했다.

부산에 사는 청년 5명 중 1명은 A씨처럼 부산을 떠나 서울 등으로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중 67%는 ‘취업’을 이유로 꼽았다.

부산시가 15일 발표한 ‘2024 부산 사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청년(15~39세) 중 20.3%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비율은 2년 전 조사에서 18%였는데 2.3%포인트 상승했다.

이들 중 66.5%는 ‘구직·취업·직장’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어 학교, 학원 등 교육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14.7%였다. 부산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청년의 75.2%는 서울이나 수도권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 창원 등 동남권으로 이주를 희망한다는 응답은 15.9%였다. 이번 조사는 부산시가 지난 8~9월 15세 이상 시민 3만114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청년들은 부산에 취업할 만한 기업이 적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의 국립대학에 다니는 B(25)씨는 지난 9월 휴학하고 서울에서 인턴 일을 하고 있다. 그는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취업하려면 인턴 경험이 중요한데 부산에는 인턴 경험을 할 기회도 마땅치 않다”고 했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우리나라 100대 기업 중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000대 기업은 지난해 31곳으로, 2022년보다 3곳 증가했다.

1990년대 390만명에 달했던 부산시 인구는 청년 인구 감소, 저출생 등에 따라 지난 10월 327만명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선 청년 인구 유출 추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