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열린 2차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2025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에서 ‘SKY’로 불리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합격자 중 3888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과대학 정원이 늘면서 다른 학과에 합격한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위해 등록을 포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종로학원이 지난 24일까지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추가합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수시 합격자 가운데 3888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서울대는 204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모집 인원의 9.3% 수준으로 지난해 228명(10.5%)보단 감소했다. 이 중 자연계는 175명, 인문계 28명, 예체능계 1명이었다.

치의학과 32.0%, 약학계열 30.2%, 수의예과 12.0%도 등록을 포기했으나 의대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등록 포기자가 없었다.

인문계열에선 영어영문학과(22.2%), 자연계열에선 응용생물화학부(57.7%)가 등록 포기율이 가장 높았다.

연세대 수시 합격자는 1845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전체 모집 규모의 84.9% 수준으로 작년 같은 시점 59.8%를 크게 웃돌았다. 인문계는 작년 50.3%에서 올해 82.2%, 자연계는 72.1%에서 90.4%로 등록포기 비율이 상승했다.

고려대 등록 포기자는 1839명으로, 등록 포기 비율은 68.6% 수준이었다. 다만 작년 동일 시점 72.8%보다 등록 포기율이 감소했다.

의대 증원 여파로 최상위권이 연세대와 의약학계열에 중복합격해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종로학원은 “수시에서는 최대 6곳에 지원할 수 있는데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애초 자연계열을 쓰지 않고 여러 의대에 넣어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의대 모집정원 확대 영향은 ‘SKY’ 중 연세대 자연계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발생하고 있다”며 “연세대 자연계 합격생 중 의대 중복합격 인원이 상당수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수시 미충원 인원은 추가 합격 선발을 통해 충원하며 채우지 못한 인원은 정시로 이월한다. 지난해 수시에서 채우지 못해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337명으로 전체 4.9% 수준이었다. 각 대학은 정시모집 시작 전인 오는 30일까지 수시 미충원 인원을 반영한 정시모집 인원을 최종적으로 확정해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