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 지 66년 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이 근처 미 공병단 부지로 이사한다. 500병상에서 776병상으로 규모를 키우고 코로나, 메르스 등에 대응하는 감염병 병원과 외상 센터를 갖춘다.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미 공병단 부지 특별 계획 구역 세부 개발 계획’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6·25전쟁 이후인 1958년 문을 열었다.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3국의 지원으로 설립됐다. 당시 우리나라 최대 병원이었다. 스웨덴 등에서 온 의료진이 진료해 인기가 많았다.
시설이 낡고 좁아 2003년쯤부터 이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서울시는 서초구 원지동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백지화됐다.
새로 옮겨 가는 곳은 미군이 2020년 정부에 반환한 중구 공병단 부지다. 훈련원 공원 북쪽에 있는 4만2307㎡ 크기 땅이다. 현 부지보다 약 1.5배 크다.
계획안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지상 15층, 776병상 규모로 짓는다. 이 중 감염 병동이 150병상, 외상 병동이 100병상이다. 2026년 착공해 2028년 준공하는 게 목표다.
공병단 부지 안에 있는 경성소학교 건물은 철거하지 않고 카페, 전시장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경성소학교는 일제강점기인 1923년 개교했다. 2014년 ‘서울 미래 유산’으로 선정됐다.
새 병원 건립에는 총 1조6272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보건복지부는 현 국립중앙의료원 부지를 민간에 매각해 신축 비용을 조달할 방침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2021년 감염병 병원을 세워달라며 국립중앙의료원에 기부한 7000억원 중 5000억원도 보탠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이제 경쟁력 있는 감염병, 외상 전문 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