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태국을 출발한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 착륙 과정에서 사고가 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김영근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대규모 사상자를 낸 제주항공 7C2216편은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737-800′ 기종으로 확인됐다. 앞서 다른 나라에서 같은 기종의 여객기들이 최근 유압 장치 또는 랜딩기어 고장 문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보잉 737-800은 1997년 출시 후 현재까지 5000대 넘게 팔리며 보잉사 737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LCC를 중심으로 737-800 기종 101대가 운항 중이다.

업체별로는 ▲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이다.

이전에도 보잉 737-800 기종의 사고는 여러 차례 있었다. 참사 전날인 28일(현지시각) 오슬로 가르데르모엔 공항을 출발해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으로 가던 보잉 737-800 기종의 KLM 여객기가 유압 장치 고장으로 오슬로 토르프 산데피요르드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지난 10월에는 에어인디아익스프레스 소속 보잉 737-800 기종 여객기가 인도 티루치라팔리 공항 이륙 직후 랜딩기어 문제로 2시간 반 만에 회항한 일이 있었다.

지난 7월 미 아메리칸 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륙을 시도하던 중 랜딩기어 바퀴 부근에서 연기가 계속 피어올랐고 불꽃이 튀기도 했다. /유튜브

지난 7월에는 미 아메리칸 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이륙을 시도하던 중 바퀴에서 연기가 발생해 활주로에서 긴급 정지했다. 사고로 승객들은 긴급하게 비행기에서 내려야 했다.

2022년 3월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에서 추락한 중국 동방항공 MU5735편 역시 보잉 737-800 기종이었다. 당시 사고로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 항공기 추락 원인은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에 사고가 난 여객기를 비롯한 보잉 737 기종은 비상착륙 시 동체 충격과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하늘에서 연료를 버릴 수 있는 기능이 없다. 그런 탓에 비상시 같은 구간을 회전하면서 연료를 태워야 했으나, 이번처럼 엔진에 이상이 생긴 상황에서는 상당량의 연료를 실은 채 비상 착륙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잉 737-800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만큼 사고가 많이 일어났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737-800이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기종인 만큼 기체결함 가능성을 논할 때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