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국화꽃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저희는 대놓고 울 수도 없습니다. 비행이 끝나야, 손님이 하기해야 그제야 참았던 눈물을 흘립니다.”

현직 제주항공 승무원 A씨는 지난 12월 3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추락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을 올리며 이렇게 전했다.

그는 “항상 마주하던 동료를 잃었다. 그리고 승객을 잃었다”며 “어떤 게 원인인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우리 모두는 현 상황이 쉬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힘들고 가슴 아프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슬픔이란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아서 그 슬픔이 어떤 건지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오늘도 승객을 맞이한다”며 “조금만 건드려도 주저앉아 울 것 같지만 이를 악물고 이 상황에도 저희를 믿고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한다. 정비사님들은 내 소중한 동료들이 탑승하기에 여느 때처럼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정비사님들이 너무 힘들어하시는 것 보니 가슴이 아프다. 늘 최선을 다하셨다. 우리는 정비사님들을 믿고 탑승한다”며 “기장님들이 그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다시 조종실로 들어간다. 기장님들의 선택을 믿고 존중한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최선을 다했고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소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떠나신 기장님의 최선을 저희는 믿는다. 마지막까지 승객을 안심시키며 탈출 준비를 했을 내 동료들을 존경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료들의 마지막이 존중되길 바란다”며 언론에 “정제된 기사를 써달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활주로를 넘어 공항 구조물과 충돌해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가운데 179명이 현장에서 사망했고, 승무원 2명이 구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