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관장 박명림)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주고받은 친필 서신과 회동 녹취록을 7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자료는 김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망명하던 1983년 당시 김 전 대통령과 카터 전 대통령의 역사적 관계를 보여준다.
두 사람은 1983년 3월 3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에모리대학교에서 처음 대면했다. 이날 연세대가 발표한 김 전 대통령과 카터 전 대통령의 회동 녹취록에서 김 전 대통령은 카터 전 대통령에게 “항상 당신을 존경해왔고 특히 인권 정책을 존경한다”고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진보가 현재 공적인 자리를 맡고 있는 정치 지도자뿐 아니라 야당의 노력으로 증진됐다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지난달 29일 서거한 카터 전 대통령은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미·북 사이의 중재자로 나섰고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김영삼 대통령과 김일성 간 만남을 도모했던 인물이다. 그는 1977년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한국의 유신 정권과 긴장 관계를 유지했다. 김 전 대통령에게는 지속적으로 만남의 손길을 내밀었다. 1979년 방한 당시 김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했으나 정권의 반대로 무산됐다.이후 1980년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김 전 대통령이 사형 선고를 받자, 카터 전 대통령은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에도 레이건 당선자 측에 김대중의 구명을 요청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보였다.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이 회동 전인 1983년 2월 26일 당시 미국 망명 중이던 김 전 대통령에게 “이번 주에 만나지 못해 유감스럽다.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일정을 조율해 만나길 기대한다”고 쓴 친필 서신도 공개됐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사료는 두 지도자가 보여준 국제적 연대와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위한 헌신의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며 ”김대중-카터의 관계는 한국 현대사뿐만 아니라 세계사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공개된 음성 자료는 도서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