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체포 직전 “경찰과 경호처, 우리 청년들끼리 무력 충돌로 유혈사태가 우려돼 수사에 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체포팀은 “관저를 가로막은 장애물 외에 경호처의 제지나, 돌발 상황 등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호처 소속 경호관들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팀의 영장 집행을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은 것으로 15일 나타났다. 경찰이 집행에 앞서 진행한 ‘경호처 고사 작전’이 작용했다는 평이다. 수뇌부를 상대로는 고강도 조사를 연이어 이어가는 한편, 일반 직원들 역시 특수공무집행 혐의로 입건할 것 등을 경고한 작전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수장인 박종준 경호처장이 사표를 내고,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체포 영장 저지 입장을 고수하며 유혈 충돌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공수처·경찰의 심리전과 경찰의 수사로 지휘부의 강경 대응 방침이 힘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이날 오전 한남동 관저에 진입한 체포팀은 버스 차벽과 윤형 철조망으로 구성된 1~3차 저지선을 불과 36분만에 돌파했다.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세워둔 차벽은 문이 열려있었고, 심지어 차키가 그대로 꽂혀있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영장 집행을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세워둔 버스에 차키가 있으니, 현장 직원들이 예상 밖 상황에 놀랐다”고 했다.
이후에도 경호처의 저항은 별도로 없었다고 한다. 체포팀은 사다리와 절단기 등 장비만 사용했고 테이저건·삼단봉 등 장비는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관 구역 정문에 진입할 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짠 ‘인간 스크럼’외에는 별다른 저항과 충돌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호처는 차벽을 우회하는 모습도 그대로 지켜만 보고 제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도 대통령 경호 임무를 마치는 대로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 조사에 응하기로 결정했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체포팀에 “윤 대통령에 대한 경호 문제가 우선이다”며 “대통령 경호 임무를 마치는 대로 변호인과 체포 영장 집행에 응하겠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의 경호 업무 등에 대해 논의한 이후 경찰에 출석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