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윤동섭 연세대 총장으로부터 명예졸업증서를 받은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24일 연세대 명예 졸업장을 받은 가수 싸이(박재상·48)는 “25년째 한 가지 일을 하다 보니 성과와 성취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며 “성과보다는 성취를 추구하라는 말씀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세대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학위 수여식에서 싸이에게 명예 졸업 증서를 수여했다. 싸이는 명예 졸업 증서를 받은 뒤 환호하는 졸업생들을 향해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연단에 오른 싸이는 “25년 가까이 이렇게 과대평가를 받은 삶이 있을까 싶다”며 “항상 두려움이 있고 또 때로는 그런 과대평가를 조금은 충족시켜 드리려고 노력하는 25년을 지나왔다”고 운을 뗐다.

싸이는 “성과는 유한하고 성취는 무한하다. 성과는 소모품이고 성취는 소장품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어떤 노래가 몇 등을 했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며 “챔피언은 2002년에 나왔다. 하지만 여러분은 그 노래를 알고 있다. 2002년에 나온 노래를 2002년생이 불러주는 게 저에게는 성과가 아닌 성취였다”고 말했다.

싸이는 이어 “의미를 부여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의미 부여를 하면 그에 걸맞은 동기가 부여된다고 생각한다”며 “의미 부여를 하고 그 의미의 크기만큼 동기를 갖고 열심히 한 걸음 한 걸음 살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K팝의 수많은 쟁쟁한 재원들 사이에서 제가 넘버원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하지만 제가 온리원을 할 수 있는 찬스는 있다. ‘어떤 상황이든 쟤가 오면 신나기는 해’ 그게 제가 찾아낸 온리원이었다”고 했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윤동섭 연세대 총장에게 명예졸업증서를 받고 있다. /뉴스1

싸이는 또 “주제 파악이란 단어를 굉장히 좋아한다. 우리 초・중・고・대학교 교육에서 왠지 주제 파악은 다소 비관적으로 사용되는데, 저는 반대로 주제 파악이란 단어를 긍정적으로 사용하시길 권한다”며 “주제 파악만 잘하면 적어도 흑역사는 안 만들 수 있다. 주제 파악만 잘 하면 (앞으로) 잘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울러 “연세대학교에서 지울 수 없는 과대평가를 주었고 의미 부여를 해주었다”며 “저에게 준 이 의미를 받아서 새로운 동기로 삼아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싸이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한 연세대는 “싸이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연세의 이름을 알리고 문화예술·사회공헌 분야에서 모범적 활동을 이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싸이는 2012년 히트곡 ‘강남스타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3년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의 유명 대중음악상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싸이는 2014년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5억원을 기부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써왔으며, 2023년에는 연세예술원 특임교수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