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법인 택시 10대 중 7대가 운전할 사람이 없어 차고지에 멈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강도로 일해도 수입이 높지 않아 고령자를 제외하곤 택시 운전에 나서려는 사람이 거의 없는 탓이다. 이에 서울시는 이달부터 1년에 최대 240만원의 고용안정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택시 기사를 모시기 위한 일종의 ‘당근’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법인 택시 기사 수는 2만358명이다. 코로나 전인 2019년 3만527명에 비해 1만명 넘게(33%) 줄었다. 이 때문에 같은 기간 법인 택시 가동률(전체 택시 중 운행 중인 택시의 비율)이 50.4%에서 34%로 16.4%포인트 감소했다. 택시 10대 중 3대만 다니고, 나머지 7대는 놀고 있는 셈이다. 하루 평균 운행 대수도 1만7088대에서 1만2016대로 줄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근로 조건이 열악한 데다가 코로나를 거치며 배달 업계로 인력이 많이 빠지면서 택시 기사 구하기가 요즘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택시 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법인 택시 기사는 하루 10시간, 한 달에 26일 정도를 운행하지만 임금 수준은 300만원 안팎”이라고 했다. 반면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월 소득도 400만원 수준인 개인택시엔 사람이 몰린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총 면허 수가 4만9000대로 정해져 있다 보니 면허 거래가가 1억2000만원까지 뛰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결국 서울시는 법인 택시 기사를 늘리기 위해 이달부터 고용안정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처음 기사로 일하는 사람에겐 매달 20만원씩 1년간 주고, 10년 이상 일한 사람에겐 매달 5만원씩 1년간 준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정부와 법인 택시 임금 체계 자체를 개편하는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