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운무가 낀 경북 청송군 주왕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밤사이 주왕산을 통해 번지던 불은 새벽부터 잦아들어 사찰로 번지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주왕산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연합뉴스

경북지역 산불 발생 엿새째인 27일 경북지역에 처음으로 5mm 미만의 비가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건조한 날씨가 지속된 데다 내리는 비의 양이 적어 산불 진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비의 양이 적어 진화에는 큰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산불이 장기화될 상황을 고려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임 청장은 “연무가 산불발생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어 헬기 투입이 지연되고 있다”며 “기상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25일 임상섭 산림청장이 의성 산불 현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사망자는 어제와 동일한 26명이다. 부상자는 30명으로 중상 8명, 경상 22명이다.

대피한 주민은 3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7시 2만8000명에 비해 9000명 가량 늘었다.

진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대형 산불 지역은 모두 10곳이다.

지역별 진화율을 보면 산청·하동 77%, 청송 77%, 울산 울주 온양 76%, 의성 54%, 안동 52%다. 의성에서 난 산불이 확산한 영양은 18%, 영덕은 10%다.

울주 언양과 경남 김해는 진화가 완료됐다.

운행이 중단됐던 영주~영천 열차와 포항~동해 열차가 운행을 재개했다.

고속도로는 의성~예천분기점 양방향, 동상주~영덕분기점 양방향이 통제 중이다.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26일 기준 이번 산불로 불탄 면적은 약 6만5000ha로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6만5000ha는 축구장 9만1000개 넓이와 맞먹는다. 그동안 가장 규모가 컸던 산불은 2000년 강원 고성·강릉·삼척 등에서 발생한 산불(2만3794ha)이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산불 지역이 워낙 넓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