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불로 경북 지역의 한우, 돼지, 송이 등 농가도 타격을 입었다. 28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안동, 의성, 청송, 영덕에서 한우 126마리, 돼지 1만8854마리, 황금은어 20만 마리, 강도다리 18만8000마리가 폐사했다. 꿀벌 집도 2418통 불탔다.

경북도 관계자는 “산불 피해가 너무 커 농가 피해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북은 전국 최대의 한우 산지다. 경북 전역에서 키우는 한우는 75만마리에 이른다. 돼지도 133만마리 기른다.

산불이 나면 소를 기르는 농가는 소도 도망갈 수 있게 축사 문을 열고 대피한다. 이날 청송군의 한 한우 농가에서 만난 강옥희(65)씨는 불길을 피한 소들을 돌보고 있었다. 강씨는 “기르던 소 100마리 중 3마리는 죽었고 8마리는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마셔 코피를 흘리고 있다”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애써 소를 찾더라도 먹일 볏짚이 전부 불타 고민이다. 한우협회가 경북 지역 농가를 돕기 위해 볏짚 약 10t을 구해서 나눠주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한다.

영덕군 소나무 숲이 대부분 불타 송이버섯 생산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영덕군은 국내 송이버섯 채취량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산지다. 영덕군 옥류리 이장 서기석(70)씨는 “소나무가 모조리 새까맣게 불타 채취할 송이가 없다”고 했다. 가강현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관은 “송이는 30년 이상 된 소나무 아래서 자라는데 잿더미가 된 산에서 다시 송이를 캐려면 50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송이 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

양식장 피해도 크다. 영덕은 대게뿐 아니라 ‘황금은어’로도 유명한데 황금은어가 떼죽음을 당했기 때문. 매년 8월 오십천 일대에서 여는 ‘영덕 황금은어 축제’도 비상이 걸렸다. 황금은어 양식장을 하는 차승건(49)씨는 “산불로 동네가 정전이 돼 산소 펌프가 멈췄다”며 “애지중지 키우던 황금은어 20만마리가 다 죽었다”고 했다.

황금은어는 영덕군 오십천과 그 하구에 사는 은어다. 아가미 밑 부분에 금색 무늬가 있어 황금은어라고 불린다. 조선 시대 임금에게 바치던 진상품이다.

전국 최대 마늘 산지인 의성군 농민들도 실의에 빠졌다. 이번 산불로 집과 마늘 저장 창고를 모두 잃은 박영대(64)씨는 “2대째 이어온 마늘 농사가 이제 끝났다”며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