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부터 영남 지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9일 만인 30일 전부 진화됐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마지막 남은 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의 불길을 잡아내며 “주불 진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산림 당국은 앞서 지난 28일 경북 의성 등의 산불을 진화했다. 9일간 이어진 산불로 30명이 숨지고 여의도 면적의 165배에 달하는 4만8000ha가 불탔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재민은 3만7000여 명에 달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간담회를 열고 “산불 피해 복구 등 시급한 현안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불 피해 복구와 산불 예방, 진화 체계 고도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큰불은 껐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았다.
산림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매년 봄마다 이러한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로 발생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산림의 구조적 문제로 세 가지를 꼽았다. 턱없이 부족한 ‘임도(林道·소방차가 들어갈 수 있는 숲속 찻길)’와 열악한 산불 진화 ‘장비’, 불이 잘 붙을 수 밖에 없는 ‘수종(樹種)’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