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경북 의성 산불을 낸 실화(失火) 용의자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달 31일 경북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산림과학원 등과 함께 처음 불이 난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 대한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드론을 띄워 화염이 바람을 타고 번져나간 방향 등을 확인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29일 이곳에서 라이터 1개를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지문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산불을 낸 혐의로 성묘객 A(5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아내, 딸과 함께 조부모의 산소에 들렀다가 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의성 산불은 안계면에서도 발생했는데, 의성군 관계자는 “과수원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산불이 난 정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과수원 주인 등을 놓고 구체적으로 누가 쓰레기를 태웠는지 조사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이날 잔불 진화 작업을 계속했다. 전날 큰불은 잡았지만 건조한 날씨 탓에 잔불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산림 당국은 “아직까지 산불로 재발화한 곳은 없다”며 “열화상 탐지 드론도 띄워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산불 예방과 감시를 강화했다. 충북도는 이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쓰레기 소각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1일부터 팔공산, 비슬산, 앞산 등에 대한 출입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경남 창원·진주, 경북 포항 등도 입산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경북도는 이날 안동에 이재민들이 임시로 살 수 있는 모듈러 주택(조립식 주택) 40채를 설치했다. 경북도는 모듈러 주택을 총 1688채를 지을 계획이다. 이번 산불로 경북 지역 주택 3600여 채가 불탔기 때문이다. 경북에선 이번 산불로 3만4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중 3100여 명은 여전히 대피소에서 머무르고 있다. 경남 산청에선 이재민 2158명 중 27명이 아직도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는 영남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과 진화 대원 등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심리 상담을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경북도는 정부와 별개로 산불 피해를 극복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특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