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를 보러 갔다가 야구장 내 구조물이 떨어져 크게 다쳤던 20대 여성 관중이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졌다. 출범 44년째를 맞는 프로 야구에서 관중이 안전사고로 숨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야구를 보러온 관중이 떨어진 경기장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혀 숨진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남 창원 NC파크 전경(오른쪽). 이 경기장 3루 쪽 구단 사무실 벽 창문에 붙어 있던 알루미늄 재질 구조물(왼쪽 빨간 네모 부분)이 떨어져 관중을 덮쳤다. /연합뉴스

31일 경찰과 NC 구단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LG와 NC 프로 야구 경기 개막(오후 5시) 직후인 오후 5시 20분쯤 NC파크 구장 3루 쪽 경기장 복도 구단 사무실 건물 17.5m 높이 창문에 붙어 있던 알루미늄 재질 구조물이 갑자기 떨어졌다. ‘루버(louver)’라 불리는 외장 마감 자재로 길이 2.6m 폭 40㎝에 무게는 60㎏에 달한다. 이 구조물은 당시 바로 아래 매점 지붕에 부딪친 뒤 3~4m 아래로 떨어졌고 매점을 이용하려 줄 서 있던 관중 중 3명을 덮쳤다. 이 중 20대 A씨와 10대 B씨가 이 구조물에 부딪혀 A씨는 머리를 크게 다치고 B씨는 쇄골이 부러졌다. A씨외 2명은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계속 치료를 받았지만 이날 오전 끝내 숨졌다. A씨와 B씨는 친자매로 야구 경기를 보러 왔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가 난 건물 벽에는 창문 6개에 루버가 3개씩 모두 18개가 달려 있었다. 보통 공기 흐름이나 햇빛 차단을 위해 쓰이는 친환경 건축 시설물이지만 NC 구단은 “구단에서 설치한 게 아니라 원래 지을 때부터 있었던 것”이라면서 “정확하게 어떤 용도인지는 잘 모른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현장을 조사하고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 중대재해처벌법상 공중 이용 시설 등 관리 결함 원인으로 발생한 ‘중대 시민 재해’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사고가 난 창원 NC 파크는 개장한 지 6년밖에 되지 않은 신축 구장이다. 구장 소유권은 창원시에 있고 경기장 운영은 NC 구단이 맡지만 시설 관리 등은 시 산하 창원시설공단 등이 맡고 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와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등처럼 야구단에서 신축 구장 건설비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운영권을 가져오는 구조다.

시설 운영과 안전 관리 책임이 구단과 지자체 사이에서 나눠져 있다 보니 누가 더 책임이 있는지를 놓고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창원시와 NC가 맺은 협약에 따르면, NC는 야구장 사용을 통한 수익권과 야구장 건물 내·외벽을 이용한 광고권, 명칭 사용권 등을 갖고, 구조물을 고치는 대규모 보수는 창원시, 소규모 보수는 NC가 맡는다. 시설 관리 책임은 창원시설공단에 있지만 행사(경기) 관련 안전 관리 책임은 NC 구단에 있다는 해석도 있다. 지난 2023년 창원시시설공단이 정밀 안전 점검을 했는데 별다른 문제점이 나오지 않았다.

프로 야구 리그를 운영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3일을 피해자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1일 예정된 프로 야구 5개 전 경기를 연기했다. 1~3일 창원NC파크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르기로 했던 NC와 SSG 3연전도 무기한 연기했다. KBO는 “2일 재개하는 타 구장 경기는 응원 없이 진행하고 선수단 모두 근조 리본을 달고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KBO는 “10개 구단과 전국 프로 야구 구장 안전을 철저히 점검하고 구단과 지자체들이 정기적으로 자체 안전 진단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KBO 한 직원은 “야구를 관람하다 심정지로 사망하거나 파울볼에 맞아 크게 다치는 일도 있었지만 야구장 내 안전사고로 사망자가 나온 처음”이라고 했다.

야구팬들 사이에선 “최근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 많은데 다른 야구장에서도 이런 일이 생길까 겁난다”는 반응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