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을 줄이려면 쓰레기를 밭이나 야산에서 태우는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의 ‘산불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산불 원인 1위는 실화, 2위는 쓰레기 소각이었다. 최근 경북 의성 산불도 과수원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산불을 끄는 것만큼 중요한 게 불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밭이나 산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는 관행을 바꾸지 않으면 대형 산불은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숲 근처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적발되면 5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산불이 나면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농촌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는 건 흔한 일이다. 영덕군에서 만난 주민 김모(71)씨는 “자잘한 일반 쓰레기는 집 앞에서 그냥 태우는 게 더 편하다”며 “새벽에 태우면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의성군 산불 진화 현장에서 만난 헬기 조종사 A씨는 “산불로 고생한 이재민들이 집에 가자마자 다시 쓰레기를 태우는 걸 보고 식겁했다”고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집 앞에 놓아두면 수거 차량이 수거한다”며 “수거 차량이 찾아가기 힘든 마을에는 공동 쓰레기 수거 시설을 만들어 운영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용하는 주민은 적다고 한다. 경북 영양군 석보면에 사는 주민 B(85)씨는 “노인들이 쓰레기를 들고 먼 수거장까지 어떻게 가느냐”고 말했다.
특히 농사를 시작하는 봄철에는 고춧대, 깻대 등 부산물도 논밭에서 태우는 경우가 많다. 보다 못한 산림청은 농가가 부르면 직접 찾아가 부산물을 파쇄해주고 있다. 산림청은 작년에 부산물 16만t을 파쇄했는데 올해부터는 파쇄량을 20만t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우리가 나서 파쇄하지 않으면 다 태워버리니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농촌에는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처리하는 문화가 아직 정착돼 있지 않다”며 “수천억 원을 들여 산불 대책을 만드는 것보다 집집마다 종량제 봉투를 주고 교육을 강화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