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강사가 지난달 27일 경남 거제시 고현매립지에서 열린 국민의힘 박환기 거제시장 후보 집중유세에서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해온 한국사 일타 강사 전한길씨는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오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전씨는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헌재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중 탄핵 인용이 확정되자 책상을 내려치면서 얼굴을 감싸쥐었다.

전씨는 “전한길의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면서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쉰 뒤 “먼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봐서 많이 당황스럽다”고 했다. 이어 “저와 같은 입장에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직무 복귀를 주장해오신 모든 국민 여러분께 제가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전씨는 “우리가 추구한 가치는 (탄핵) 찬반을 떠나 국민 통합, 자유민주주의 수호, 법치·공정·상식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다”며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국민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투쟁했다. 진실하고 정직했으며, 보편적 가치를 추구해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헌재 탄핵 인용 결정 소식을 듣고 말을 잊지 못하고 있다. /유튜브

그러면서도 그는 헌재의 결정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전씨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약속드렸다”며 “저와 같은 뜻이었던 분들께 탄핵 선고 결과를 받아들이시길 부탁드린다. 이게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씨는 그러나 “헌재의 선고 내용 자체가 보편적 가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오판 중 하나로 꼽히는 ‘드레드 스콧 판결’(1857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헌법은 백인만을 위해 제정된 것으로 흑인에게는 아무런 권리가 없으며 그들은 일종의 자산’이라고 선언한 사건) 사례를 들며 “헌재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하지만, 이건 개개인에 대한 공격과 판결에 대한 저항을 자제해 달라는 것이지, 헌재 선고 내용 자체를 비판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전씨는 “오늘의 패배는 하루짜리 패배일 뿐”이라며 “조기 대선에서 반드시 보수파가 승리해서 자유민주주의가 실현되고, 법치 공정 상식이 살아나는 대한민국을 후손과 미래 세대에 물려주도록 다시 한번 싸우자”라고 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때로부터 122일 만, 작년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때로부터 111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