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에 경찰 펜스가 놓여 있다. 이 자리에 놓여 있던 윤석열 전 대통령 응원 화환은 이날 새벽 종로구청이 헌법재판소와 경찰 요청에 따라 모두 수거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석 달 이상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인근을 꽉 채웠던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응원 화환이 5일 모두 수거됐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이날 오전 5시부터 화환 수거 작업을 시작, 5시 50분쯤 작업을 마쳤다. 구청은 “4일 저녁 헌재와 경찰로부터 헌재 앞에 놓인 화환들을 수거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작업을 하게 됐다”고 했다. 화환이 놓인 도로는 헌재 소유 부지라 화환 수거 책임 및 권한은 종로구청이 아닌 헌재에 있었다.

헌재와 경찰은 우발 상황에 대비해 화환 수거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 관계자는 “경찰 측에서 화환에 불을 지르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빨리 치우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보였다”며 “종로구청에 폐기물 의뢰를 해 처분을 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3개월 동안 “자유대한민국에서 살고 싶어요” “현명한 국민은 선동당하지 않는다 억지 탄핵 절대 불가” 같은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보낸 화환 500여 개가 헌법재판소에 쏟아져왔다.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통행에 불편을 주고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구청과 헌재에 민원을 넣어왔다. 하지만 그간 구청은 수거 권한이 없었고, 헌재는 “수거 여부, 시점, 방식 모두 보안상 알려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화환이 사라진 자리엔 현재 경찰의 철제 펜스가 들어선 상태다. 또 헌재 정문은 경찰 바리케이드가 가로막고 있고 경내에도 경찰버스가 대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