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소추와 관련 언쟁을 벌이다 주먹다짐까지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 대한항공 인천발 브리즈번행(호주) 노선을 함께 운항한 기장과 부기장은 호주 호텔에서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및 대통령 탄핵 소추와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대화 도중 정치적 의견 차이로 언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져 결국 쌍방 폭행으로 이어졌다.
이 싸움으로 기장은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호주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부기장 역시 부상을 당했다.
두 사람은 귀국편 운항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고 대한항공 측은 복귀편 운항에 차질이 없도록 대체 조종사들을 보냈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비행기로 귀국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중앙상벌위원회를 열어 두 사람을 면직 처분했으며, 폭행 현장에 있었던 또 다른 기장 1명도 3개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회사 결정에 불복해 지방노동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동료 조종사들도 징계 수위에 대해 재고의 여지가 있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서명 운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지난해 연말 인천발 호주 브리즈번행 항공기 운항 업무 종료 이후 체류지 호텔에서 불미스러운 소동이 발생했으나, 다음 날 운항 스케줄이 없었고 즉각적으로 대체 승무원을 투입해 운항에는 지장이 없었다”며 “두 사람이 탄핵에 대한 입장 차이로 싸운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동일 사안 재발 방지를 위해 사내 지침 재강조 및 내부 교육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