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8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앞 차로에서 지름 40cm, 깊이 1.3m 규모의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7시간 40여분 동안 일부 차선이 통제됐다. 앞서 지난 2일 서울 강동구 길동 신명초등학교 인근 교차로에서도 가로·세로 20㎝, 깊이 50㎝ 싱크홀이 발견됐다. 지난달 24일 강동구 명일동에서 가로 18m, 세로 20m, 깊이 18m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한 곳으로부터 불과 980m 떨어진 곳이다. 그런데 지난 10일 강동구 길동역 1번 출구 앞에서 가로 50cm, 세로 1m, 깊이 5cm 규모의 도로 침하가 또 다시 발견됐다.

서울 도심에서 연일 도로가 내려앉는 상황에 시민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날 애오개역 싱크홀 현장에서 만난 시민 서동기(71)씨는 “이젠 어디가 쑥 가라앉을지 모르는 거 아니냐”며 “불안해서 운전하기가 겁난다”고 했다.

본지가 서울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 동안 서울 시내에 63개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강남·서초·송파구에 생긴 싱크홀이 19개로, 서울 전체 싱크홀 사고의 약 30%가 강남 3구에 집중됐다. 이 기간 싱크홀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자치구는 두 곳(광진·금천구)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반 약화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집중호우가 내리는 장마철도 아닌 봄에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서울 시내 어디에서도 ‘발밑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등이 그간 수차례 대책을 마련해왔지만 여름철 폭우 등으로 향후 싱크홀 사고는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