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웨딩 박람회를 찾은 예비 부부가 드레스 등 결혼 관련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뉴스1

미혼 남성은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미혼 여성은 기대에 맞는 상대가 없다는 이유로 결혼을 망설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제2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작년 10월 전국 20∼44세 2000명(기혼·미혼 남녀 각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미혼 남성의 41.5%, 미혼 여성의 55.4%는 결혼 의향이 없거나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결혼 의향이 없는 남성들은 그 이유로 ‘결혼 생활 비용 부담’(25.4%)을 가장 많이 답했다. 이어 ‘독신 생활이 좋음’(19.3%), ‘결혼보다는 일 우선’(12.9%), ‘기대에 맞는 상대 없음’(12.1%), ‘소득 부족’(10.4%) 등의 순이었다.

여성은 ‘기대에 맞는 상대 없음’(19.5%)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독신 생활이 좋음’(17.0%), ‘결혼보다 일 우선’(15.5%), ‘가부장적 가족 문화·관계가 싫음’(12.3%), ‘결혼 생활 비용 부담’(11.6%) 순이었다.

남성은 여성보다 결혼 비용 부담이나 소득 부족을 꼽은 응답률이 각각 13.8%p, 7.2%p 더 높았다. 여성은 남성보다 가부장 문화나 커리어를 더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남녀는 결혼 조건에서도 인식 차이를 보였다. 협회는 ‘결혼 상대방에게 희망하는 조건’과 ‘결혼을 위해 스스로 갖춰야 할 조건’에 관해 물었다.

그 결과 미혼 남성의 97.3%는 여성이 갖춰야 할 결혼 조건으로 ‘육아·가사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성은 86.6%만이 자신의 육아·가사 참여가 결혼 조건이라고 답했다. ‘전세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남성보다 여성이 6.5%p 더 많이 하고 있었다.

협회는 “미혼 남녀 사이에 전통적 가치관과 새로운 가치관이 혼재돼 있다”며 “그와 동시에 맞벌이와 공동 육아 참여를 원하는 ‘공동 생계부양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