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30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이른바 ‘준법 투쟁(태업)’에 돌입했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다.

준법 투쟁은 규정 준수, 안전 운행 등을 명목으로 사실상 버스를 지연 운행하는 것이다. 출근길 버스 운행이 지연돼 시민들 불편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지하철 증회 운행, 셔틀버스 투입 등 특별 교통 대책을 가동해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왼쪽)과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임금·단체협약(임단협) 2차 조정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1시 56분쯤 사측과의 협상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노사간 입장 차가 커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며 “오전 4시 첫차부터 준법 투쟁에 들어간다”고 했다.

노사 양측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상생관에서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자정을 넘긴 이날 최종 결렬됐다. 양측은 지금까지 평행선을 달려 왔던 통상임금 범위 등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쟁의행위에 들어가게 됐다. 앞서 노조는 작년 3월 임금 인상률을 놓고 사측과 협상이 결렬되자 11시간 동안 파업을 진행했다. 12년 만의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었다.

노조는 사측의 입장이 변하지 않을 경우 추후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전국시도대표자회의와 논의해 전국 동시 파업에도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전날 발표한 특별 교통 대책을 이날부터 본격 가동한다. 출근 시간대 지하철 운행 횟수를 47회 늘리고, 지하철역까지 이동할 수 있는 셔틀버스도 125대 투입해 41개 노선을 운행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록 시내버스는 운행되지만 이용 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지하철 등 대체 교통 수단을 적극 이용해달라”고 했다. 경찰과도 협의해 교통이 혼잡한 지역엔 교통경찰을 배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