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인 한 남성이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가 체포된 일이 있었어요. 범죄자 감시와 재범 방지를 위해 성폭력 범죄자 등 흉악범들에게 전자발찌를 착용시켜 위치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떤 방식으로 범죄자를 감시했을까요?

과거에는 보안 카메라나 전자발찌와 같은 기술이 없어 범죄자를 실시간으로 추적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범죄자임을 식별할 수 있도록 신체에 특정한 표시를 새기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했어요.

19세기 후반 줄무늬 죄수복을 입고 있는 미국 한 교도소의 수감자들. 탈옥했을 경우 쉽게 식별되도록 하기 위해서였어요. /위키피디아

엄격한 형벌 제도로 유명한 고대 중국의 진(秦)나라에서는 경형(黥刑)이라는 처벌 방식이 있었어요. 경형은 죄인의 이마나 팔뚝 등에 먹물을 들여 지은 죄를 표시하는 형벌이었지요.

또한 머리를 깎게 하는 형벌인 곤형(髠刑)을 내리기도 했는데요. 이 경우 머리가 다시 길어 상투를 틀 수 있게 될 때까지 범죄자라는 사실을 일시적으로 드러내는 효과가 있었죠. 신체에 범죄 사실을 새기는 형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완화되고 사라졌지만, 조선 시대나 명나라 시기까지도 일부 시행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해요.

특정한 복장이나 도구를 이용해 범죄자임을 표시하기도 했어요. 진나라에서 죄인은 노역을 치러야 했는데요. 이때 노역에 동원되는 죄인들은 붉은 두건을 씌우고 붉은 옷을 입혔어요. 옷차림으로 죄인임을 드러낸 것이죠.

서양에서도 이 같은 제도들이 있었답니다. 중세 시기까지도 서양에선 한센병 환자들을 ‘신에게 죄를 지은 죄인’이라고 여기고 배척했어요. 한센병의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을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이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이때 한센병 환자들은 자신이 한센병 환자임을 알리는 종을 항상 휴대하면서 종을 울려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야 했습니다.

또한 서양에선 근대 이후 죄를 지은 사람을 가두는 감옥 시스템이 발전했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국가에서 죄수들에게 줄무늬 등 통일된 복장을 입히기 시작했어요. 죄수들이 탈옥했을 경우 쉽게 식별되도록 하기 위해서였죠.

특정 인물을 감시할 수 있는 전자기기를 처음 고안한 사람은 미국 하버드대의 랠프 스위츠게벨 박사라고 해요. 그는 1960년대 중반에 감시용 전자기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나 당시엔 기술 문제 등으로 상용화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전자 감시 장치는 1980년대에 시범 도입이 되는데, 이는 미국 판사 잭 러브에 의해서였죠. 그는 만화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악당들이 스파이더맨에게 위치 추적 장치를 부착하는 장면을 보고 범죄자의 위치를 모니터링하는 장치를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고 해요.

이후 이 아이디어는 미국 곳곳으로 퍼져나갔지요. 팔찌나 발찌 형태의 전자 위치 추적 장치가 실용화되자, 범죄자들의 행동 반경이나 외출 시간 등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처벌을 하는 주들도 점점 늘어났어요. 한국에선 2008년에 특정 범죄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법이 시행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