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리문어가 청상아리 등에 올라타 이동하고 있어요. 2023년 뉴질랜드에서 촬영된 영상으로, 사람들은 이 문어에게 ‘상어 문어’라는 뜻의 ‘샤크토퍼스(Sharktopus)’란 별명을 붙였어요. /University of Auckland

얼마 전 상어의 머리 위에 ‘착’하고 붙어 있는 ‘간 큰 문어’의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됐어요. 상어는 빠르게 물속을 헤엄치고 있었지만, 문어도 빨판의 온 힘을 다해 달라붙고 있는지 상어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무임승차’를 하는 희귀한 장면이었죠. 이 상어는 상어 중에서 가장 빨리 헤엄치는 청상아리랍니다.

청상아리 하면 함께 떠오르는 이름이 있죠? 식인 상어 ‘죠스’로도 악명 높은 백상아리요. 청상아리가 다 자라면 몸길이는 4m로 백상아리(6m)보다 작지만, 백상아리처럼 위험한 상어에 포함돼요. 하지만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대요.

청상아리는 몸이 푸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고, 독특한 입 모양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여요. 이빨 역시 끝이 아주 날카롭답니다. 헤엄칠 땐 속도를 순간적으로 시속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어요. 이렇게 폭발적인 스피드를 낼 수 있는 건 청상아리의 독특한 몸 구조 덕분이에요. 우선 청상아리는 여느 상어들에 비해 주둥이가 더욱 뾰족하답니다. 옆에서 보면 연필심을 날카롭게 깎은 것 같아요. 보통 상어들은 꼬리지느러미의 위쪽 갈래가 아래쪽 갈래보다 훨씬 긴데요. 청상아리는 초승달 모양으로 비슷해요. 이런 생김새 덕에 헤엄칠 때 물살의 저항을 덜 받으면서 속도를 올릴 수가 있다고 과학자들은 얘기해요.

청상아리는 주로 오징어와 크기가 큰 물고기를 먹고 살아요. 1km 앞에서도 먹잇감이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맑은 물에서는 30m 떨어진 먹잇감도 눈으로 찾아낼 수 있어요. 물이 탁해서 앞이 잘 안 보일 때는 머리와 입 주변에 있는 감각기관인 ‘로렌치니 기관’으로 근처에 있는 먹잇감을 찾아내죠. 상어와 가오리 같은 연골어류(뼈가 물렁한 물고기)에 있는 로렌치니 기관은 먹잇감에서 흘러나오는 전류를 포착해낸답니다.

청상아리를 비롯한 많은 상어는 알이 어미 뱃속에서 부화한 다음 어느 정도 자란 채 바다 세상으로 나온답니다. 이를 난태생(卵胎生)이라고 해요. 어미 몸속을 빠져나올 때 새끼의 크기는 70~80㎝로 웬만한 물고기보다 더 크죠. 덩치는 크지만 성장 속도는 느린 편이어서 암컷은 부화 이후 20년, 수컷은 8년은 돼야 번식을 할 수 있대요. 암컷은 3년에 한 번씩 한 배에 적게는 네 마리, 많게는 15마리씩 새끼를 낳는답니다.

청상아리는 태평양·대서양·인도양 등 세계 바다에 널리 분포하고 있고 특히 수온이 23도가 넘는 온대·열대·아열대 바다에서 많이 볼 수 있어요.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따뜻해지면서 우리나라 주변에서도 출몰 횟수가 많아지고 있죠. 해변까지 헤엄쳐 와 해수욕장 피서객들을 긴장시키는 백상아리와 달리, 청상아리는 수심 20m가 넘는 깊은 곳에 살기 때문에 사람들과 마주칠 일이 잘 없어요. 최근 상어는 마구잡이로 불법 포획이 되고 있어 그 종류가 급속도로 줄고 있는데, 청상아리 역시 같은 처지에 놓여서 보호가 시급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