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원조 CF퀸’ 배우 김미숙이 광고 수입으로 유치원을 운영했던 시절을 회상했다.
김미숙은 1일 유튜브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에 출연해 각종 광고를 휩쓸던 때를 떠올리며 당시 번 돈으로 18년간 유치원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김미숙은 유치원을 경영하게 된 배경에 대해 “(광고 수입으로) 땅도 조금 사고, 저축도 많이 했는데 셋째 동생이 유치원 선생님이었다. 동생이 집에 와서 아이들 사진을 편집하고, 교구를 만들면서 혼자 낄낄댔다”며 “‘그게 그렇게 재밌냐’고 했더니 ‘우리도 이런 거 하나 하면 좋겠다’고 하는 거다. 그래서 아버지하고 의논도 하고 가족 사업으로 해봤다”고 했다.
그렇게 운영하게 된 ‘사랑유치원’은 줄 서서 원서 접수를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김미숙은 “원 없이 해봤다. 너무 행복했다”며 “원서 접수하는 날 아빠들이 이불 뒤집어쓰고 유치원 앞에 와서 줄 서 있었다. 진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어 “내 유치원이 그렇게까지 명성이 있을 일은 아닌데 배우가 하는 곳이니까 믿어주신 것 같았다”며 “너무 재밌게 했다. 보람차고, 지금도 어디 가면 원장님으로 통한다. 한 번 원장은 영원한 원장인 것 같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사랑유치원이 문을 닫은 현재까지도 졸업생 등이 반가움을 표시한다고 김미숙은 회상했다. 그는 “사랑유치원 문 닫은 지가 22년 된 것 같다“며 “근데 길에서 학부모를 만나면 ‘우리 딸이 몇 회 졸업생이에요’라고 하고, 또 누구 지나가다가 만나면 ‘원장 선생님, 저 몇 회 졸업생이에요’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자들을 향해 ”일일이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여러분이 나를 기억해 주는 것에 무한 감사드린다. 나는 여러분을 위해서 마음속으로 늘 기도하겠다.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했다.
실제로 김미숙은 1980년대 말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사랑유치원을 설립해 운영을 이어오다,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2003년 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숙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시설이 낡아 4년 전부터 재투자가 필요했으나, 사립유치원에 대한 국고 보조가 전혀 없는 상황에선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미숙은 유치원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에도 관련 경력을 인정받아 2008년 유치원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위촉 배경에 대해 “김씨가 유치원을 직접 운영한 경력이 널리 알려져 있고, 친근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1979년 KBS 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미숙은 1980년대 김혜자, 고두심과 함께 광고계를 주름잡았다. 제약, 과자, 햄, 주스, 가구, 가전제품, 패션 등 다양한 제품의 TV 광고에 출연하며 ‘원조 CF 퀸’으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광고뿐만 아니라 작품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왔다. ‘제3공화국’ ‘삼김시대’ ‘황금신부’ ‘부탁해요, 엄마’ ‘작은 아씨들’ ‘법쩐’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2005년 ‘여왕의 조건’, 2009년 ‘찬란한 유산’으로 각각 S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