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지난달 1일 경기도교육감 직인의 글자체를 바꿨다. 왼쪽이 '훈민정음체'로 쓰인 현재 직인. 오른쪽이 '신영복체'로 쓰인 과거 직인. /전자관보 캡처 및 편집

경기도교육청이 ‘신영복체’로 사용하던 교육감 직인을 ‘훈민정음체’로 교체했다. 신영복체는 지난 1968년 북한 연계 지하당 조직인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20년간 복역한 고(故)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를 본뜬 글씨체를 말한다.

1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7월 보수성향 임태희 교육감 취임 이후인 지난달 1일부터 ‘경기도교육감인’ ‘경기도교육감인 민원사무전용’ ‘경기도교육감인 제2부교육감담당사무전용’ 등 총 5개 교육감 직인을 훈민정음체로 바꿔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알리는 공고문에서 “직인의 글씨체를 쉽고 간명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변경한다”고 밝혔다. 앞서 진보성향 이재정 교육감이 재직하던 지난 2020년 11월 9일 기존 글씨체 대신 신영복체로 교체했고 이를 약 1년 10개월가량 사용해왔다.

직인 교체를 위해 경기도교육청은 약 50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 지시사항이 아니었다”며 “다른 기관 대부분이 훈민정음체를 사용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신영복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사람이 먼저다’, 소주 ‘처음처럼’ 등 널리 쓰여 대중에게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021년 6월 신영복체로 만든 원훈석을 설치, 논란을 빚었었고 이를 지난 6월 다시 교체하기도 했다. 당시 국정원은 “(신영복체로 쓰여진) 원훈석 서체가 정보기관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