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전 운항 중인 서경호 모습./뉴시스

조업을 목표로 항해 도중 전남 여수 해상에서 침몰한 대형 어선 ‘제22서경호’ 승선원 실종자 5명을 찾는 수색 작업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여수해양경찰서는 사고 지점 해상을 중심에 놓고 가로 28㎞, 세로 19㎞ 넓이를 4개 구역으로 나눠 수색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이용기 여수해경 경비구조과장은 “경비정 등을 폭넓게 동원해 해상을 수색하고, 해군이 운용하는 수중무인탐지기(ROV)를 활용해 수중도 지속적으로 수색할 예정”이라며 “우선 실종자 수색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장에는 해경 함선 21척, 해군 함정 3척, 민간 어선 16척, 항공기 9대 등이 동원됐다. 침몰 어선은 사고 지점에서 남서쪽으로 400m쯤 떨어진 80m 수심 해저에 가라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인양은 물론 선내 수색을 위한 잠수부 투입도 검토하고 있다.

해경 조사 결과, 충돌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1996년 건조된 서경호는 139t급으로 대형 어선에 속한다. 국내 전체 어선의 약 80%가 5t 미만 소형 어선이다. 당시 2.5m 파고에 대형 어선이 침몰한 만큼 사고 원인 규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용기 여수해경 과장은 “서경호 규모의 대형 선박은 풍랑주의보 속에서도 조업이 가능하다”며 “2.5m 높이 파도에 뒤집혀 침몰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 사고 원인은 인양을 검토한 뒤 합동 조사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1시 41분쯤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14명이 승선한 부산 선적 서경호가 침몰, 5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5척으로 이뤄진 선단에 속한 이 배는 지난 8일 부산 감천항에서 출항해 여수 먼바다를 지나다 침몰했다.

여수 바다를 거쳐 제주도 서쪽과 흑산도 남쪽 바다로 이동해 보름 동안 갈치와 병어, 삼치 등을 그물로 잡을 예정이었다. 서경호는 대형 트롤 어선이다. 트롤 어선은 저인망 어선처럼 쌍을 이루지 않고, 단독으로 해저에 그물을 드리워 조업하는 선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