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 학생들이 국화꽃을 놓으며 김하늘 양을 추모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지난 10일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고(故) 김하늘(8)양을 살해한 40대 교사 A씨가 범행 전 인터넷에서 범행 도구와 과거 살인사건 기사를 검색했던 것으로 드러나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전경찰청 전담수사팀은 A씨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을 분석한 결과, 사건 발생 며칠 전부터 자신의 컴퓨터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범행도구를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그가 검색한 범행도구는 이번 사건 때 사용했던 흉기와 같은 종류로 알려졌다. A씨는 또 휴대전화 등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과거 살인 사건 기사 여러 건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검색어와 시점, 사건 내용 등은 밝힐 수 없지만, 이번 사건이 검색했던 사건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까지 수사한 내용으로 볼 때 계획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범행 동기와 계획 범행 여부를 밝히기 위해 A씨가 사용한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압수하고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사건 발생 후 9일이 지난 가운데 A씨에 대한 대면조사가 지연되자 경찰은 범행의 계획성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특히 범행 동기를 밝히기 위해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 범행 당시와 사건 발생 이전의 A씨 심리 상태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하지만 A씨에 대한 대면조사가 건강 상태를 이유로 미뤄지고 있어 수사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범행 후 자해를 시도한 A씨는 대전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산소호흡기를 착용하고 있다. 경찰은 A씨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며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의료진 동의 없이는 추가 조사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인 A씨는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경찰은 물론 가족 면회도 제한되고 있다.

경찰이 A씨 진술을 직접 받은 것은 수술 전 자신의 범행을 시인하는 취지의 답변이 전부다. 당시 A씨는 “복직 후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해 짜증이 났다. 어떤 아이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겠다는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근무하는 학교 동료 교사와 교장·교감, 가족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이어 A씨의 병원 진료 기록과 가정,직장, 사회생활 등 모든 부분으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한 포렌식 분석과 범행 도구 준비 과정 등을 종합하면 계획적 범행에 무게가 실린다”며 “범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확인해 범행 동기를 밝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