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 대한 출입통제가 한달째 장기화되고 있다. 폭설로 인해 등반로 확인이 힘들거나, 눈이 얼음으로 변해 탐방객 안전사고가 우려되면서 개방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25일 한라산 고지대 등반로 길트기 작업이 여의치 않아 백록담 정상으로 이어지는 성판악탐방로 진달래밭대피소~동능(2.3㎞), 관음사탐방로 삼각봉대피소~동능(2.7㎞) 등 2개 구간에 대한 출입을 다음달 3일까지 통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백록담 동능에 대한 개방을 다음달 4일부터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단 3일까지 통제하고, 탐방로 길트기와 해빙 상황을 보면서 개방시기를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백록담 정상 통제는 지난 1월 7일부터 18일까지 이뤄졌고, 잠시 개방됐다가 같은 달 27일부터 지금까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백록담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반로 이용은 길트기 작업이 진행된 해발 1500~1700m구간 삼각봉대피소와 진달래밭대피소까지만 가능한 상태다.
이처럼 백록담 등반이 꽁꽁 막힌 이유는 한라산에 많은 눈이 내린 탓에 등반로 길트기 작업이 어렵고, 이번 겨울에 ‘삼한사온’현상이 사라지면서 눈이 녹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성판악 등반로에 위치한 진달래밭(해발 1500m)에는 한때 적설량이 2m30㎝를 기록했다. 특히 정상으로 향하는 가파른 구간에는 눈이 얼음으로 변하면서 2m가 넘는 빙벽이 형성돼 탐방객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
길트기작업에 참여했던 제주산악안전대 관계자는 “설상용 아이젠을 착용했는데도 보행이 쉽지 않았다”며 “일반인이 착용하는 장비로는 급경사에서 미끄럼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