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이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생존 희생자와 유족 등 약 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 추념식은 ‘4·3의 숨결은 역사로, 평화의 물결은 세계로’를 주제로 진행됐다. 제주 4·3 사건을 극복한 제주인의 정신을 강조하며 유사한 비극을 겪은 세계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염원을 담았다.
추념식은 오전 10시 4·3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으로 시작해 헌화 및 분향, 추념사, 평화의 시 낭송, 유족사연, 추모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추념광장 내 ‘평화의 종’을 영상 입체(3D) 기법으로 구현해 4·3 77주년을 상징하는 7의 숫자를 담아 7회 타종과 함께 본행사가 시작됐다. 묵념 사이렌은 1분간 제주도 전역에 울렸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추념사를 통해 “제주 4·3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화합과 상생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며 “이념과 세대,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을 넘어서지 못하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우며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행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다시 일어선 4·3의 숨결로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고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진정한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열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추념식에서는 4·3 문화 해설사 홍춘호 씨가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제주 4·3 사건의 역사를 소개했다. 제주 4·3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활동 등이 담긴 영상도 소개됐다.
유족 사연으로는 4·3 당시 29세였던 고(故) 김희숙씨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통해 당시 4세였던 아들 김광익씨, 손자 김경현씨까지 3대가 70여년 만에 만난 이야기가 소개됐다.
가수 양희은씨와 벨라어린이합창단이 ‘애기 동백꽃의 노래’, ‘상록수’를 부르는 추모 공연을 하며 추념식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