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사리./뉴스1

지난 18일 오후 8시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만장굴 인근에서 60대 남성이 고사리를 꺾다 길을 잃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야간 시간대 시야 확보가 안 돼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드론 열화상 기능을 이용해 실종객을 찾았다.

이달 14일 서귀포시 성산읍 모구리오름에서는 구조견 ‘나르샤’가 길을 잃은 70대 여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처럼 고사리 철을 맞아 제주에서 길 잃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4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제주에선 총 65건의 길 잃음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58건은 고사리 채취 중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2건 넘게 길 잃음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구조객은 대부분 60~70대였다. 구조된 대부분은 상태가 양호했지만, 6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거나 질병으로 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소방 관계자는 “깊숙한 산에서 고사리만 보며 이동하다 보면 위치 감각을 쉽게 잃는다”며 “고사리 채취 때는 길 잃음 사고에 대비해 일행과 동반하고, 휴대전화와 보조배터리, 호각, 여벌옷, 물 등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산 고사리는 과거 ‘궐채(蕨菜)’라는 이름으로 임금에게 진상하기도 했다. ‘고사리 궐’(蕨)자는 고사리가 처음 날 때 잎이 없고 참새가 다리를 오므린 모양과 비슷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산 건조 고사리는 소매가로 1㎏당 10만 원이 넘는다. 수입산에 비해 5~6배 비싸다. 고사리를 말리면 무게와 크기가 10~20배 줄어들기 때문에 귀한 대접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