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군의 한 도로가에서 4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인근 동네에 사는 30대 남성을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최근 사기를 당해서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3시 34분쯤 서천군 서천읍 사곡리의 한 도로 옆 공터에서 4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오후 11시 56분쯤 “(A씨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A씨 가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수색을 벌였다. A씨는 전날 오후 9시 30분쯤 “운동하고 오겠다”면서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미혼으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사건 현장 인근에 사는 주민은 “평소 운동하는 주민들이 많이 걷는 길인데 (범행 당일) 밤에는 비도 많이 오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숨진 A씨의 시신에서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과도 한 자루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장소에는 보안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경찰은 주변 상가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30대 남성 B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어 서천읍 집에 있던 B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B씨 집과 범행 현장은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라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피해자 A씨와 서로 모르는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에 사기를 당해서 돈을 많이 잃었고 세상이 도와주지 않아 힘들게 느껴졌다”면서 “흉기를 들고 나갔는데 A씨를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B씨는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수습하거나 흉기를 숨기지 않고 그대로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가 전날 오후 9시 50분 전후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사건 현장 인근의 또 다른 보안 카메라 영상에는 A씨가 오후 9시 42분쯤 우산을 쓰고 공터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이 찍혔다. 그리고 16분쯤 뒤 보안 카메라에는 A씨의 우산이 바람에 날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B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신상정보 공개도 검토하고 있다. A씨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