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10명 중 9명은 ‘우리 사회의 갈등 정도가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에 비해 갈등이 더 심각해졌다’고 응답한 비율도 77.8%였다.

서울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 ‘서울시민의 사회갈등 인식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만 19세 이상 65세 미만 서울시민 1000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서울시민들은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진보·보수의 이념갈등’(5점 만점 중 4.49점),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갈등’(4.42점), ‘빈부격차’(4.22점) 등을 꼽았다. 세대별로는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갈등 요소가 다르게 나타났다. 20대는 성별 갈등(4.45점)을, 30대는 부동산 정책(4.54점)을, 40대 이상은 진보·보수 갈등(4.52점)을 꼽아 서로 달랐다. 특히 20대는 ‘현재 가장 심각한 갈등’과 ‘향후 더 심각해질 갈등’으로 모두 성별 갈등을 뽑았다.

사회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편을 가르는 정치권의 문화’(51.5%), ‘경제적 양극화와 빈부격차’(32.5%), ‘이해 당사자들의 각자 이익 추구’(28.9%)가 꼽혔다. ‘가치관 차이 등 개인·집단 간 상호이해 부족’을 원인으로 보는 비율은 20대(30.7%) 등 젊은 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또 서울시민들은 우리 사회를 소통이 부족한 사회로 인식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자기와 같은 편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85.5%,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과 편하게 정치 얘기를 나눌 수 없는 사회’라는 응답은 79.7%로 거의 대다수가 선택했다. ‘중도적인 의견은 무시되는 사회’라는 응답도 71.4%였다.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은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의 갈등이 심각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본인과 의료진 대응에 대한 신뢰는 높은 반면, 정부의 방역 대응과 정보공개의 투명성, 타인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낮았다.

‘나는 자가격리 조치를 지킬 것’(5점 만점 중 4.61점), ‘나에게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검사와 진료를 받을 수 있다’(4.30점), ‘질병관리본부나 각급 병원이 우수한 의료진과 기술로 대응한다’(4.13점)는 응답은 신뢰도가 높았다. 반면, ‘정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3.88점),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리두기 등을 잘 지킨다’(3.73점)는 응답은 낮았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 착용 등으로 공공장소 및 대중교통에서 갈등이 잦아졌다’는 응답은 5점 만점 중 3.26점으로 나타나 높았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긴 주부나 학생은 ‘가족과의 갈등이 증가했다’는 것에 응답 비율이 높았다.

본인 혹은 가족 등 주변 사람이 감염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낀 비율은 70% 이상을 차지했다. 코로나 이후 주변 사람들에게 두려움이나 경계심을 느낀다는 응답도 72.3%였다. 또 코로나 이후 종교인, 해외유입자, 확진자 등 특정 집단에 대한 거부감과 혐오·차별 등을 목격했다는 응답도 60% 이상으로 나타났다. 특히 종교인에 대해서는 무교층의 82.9%, 진보 성향의 81%, 20대의 80.5%가 ‘거부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