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낮 12시 15분쯤 서울 서초구 심산기념문화센터 앞 ‘드라이브 스루’ 임시 선별검사소. 코로나 감염 여부를 검사받으려는 차 97대가 길게 꼬리를 물고 서 있었다. 차량 대기 줄은 검사소 앞에서 인근 반포종합운동장 주변 도로 차선 하나를 채워 700m가량 이어졌다. 세 아이 어린이집에서 다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을 찾았다는 이모(38)씨는 “3~5세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일반 진료소에서 기다릴 자신이 없어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에 왔는데 지금 2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22명 발생하며 사흘 연속 7000명대를 넘긴 10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함께 중증 환자 증가 속도도 가파르게 상승,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병상 확충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852명으로 역대 최대치(857명)를 기록한 전날보다 5명이 줄었다. /뉴시스

코로나 하루 확진자가 연일 7000명을 넘기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 선별진료소는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려 혼잡이 극심해지고 있다. 1시간은 기본이고, 2시간 넘게 기다려 겨우 검사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 선별진료소 역시 검사 대기자만 150여 명에 달했다.

서울시 코로나 검사 건수는 9일 하루 15만1170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국 코로나 검사 건수도 지난 1주(12월 3~9일)간 주말을 제외한 평일엔 거의 60만건 이상을 기록하면서 한 달 전인 11월 초와 비교해도 2배가량 늘었다.

문제는 검사자가 폭증했는데 검사소(선별진료소와 임시 선별검사소) 규모는 그대로라는 데 있다. 보건복지부 집계로 이날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검사소는 선별진료소 630곳, 임시 선별검사소 170곳 등 800곳이다. 지난 1월 초 791곳과 비슷하다. 당시엔 하루 검사 건수가 9만건 정도였다. 간편하게 가까운 거리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임시 선별검사소는 서울 등 수도권만 보면 131곳으로 지난 8월 136곳에서 오히려 줄었다. 이렇다 보니 최근 서울 강남역 등 일부 붐비는 임시 선별검사소는 대기자가 몰려 검사소 운영 종료 1시간 30분 전에 신청을 마감, 기다리던 사람들이 항의하는 소동도 있었다.

코로나 선별진료소 혼잡도를 전달하는 인터넷 스마트서울맵에 들어가보면 온통 혼잡(90분 이상 대기)을 나타내는 빨간색투성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서울 시내 선별검사소 86곳 가운데 혼잡이 55곳(64.0%), 붐빔(1시간 대기) 18곳(20.9%), 보통(30분 이내 대기) 7곳(8.1%)이었다. 6곳(7.0%)은 소독과 조기 마감 등을 이유로 운영을 중단한 상태였다.

선별진료소 운영을 맡은 일선 지자체에선 “인력이 부족해 검사소를 계속해서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정부가 확진자 폭증을 이미 예상했음에도 이처럼 검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국민 불편을 줄이는 데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밀접 접촉자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게 하고, 나머지는 자가 검사 도구를 활용하게 하는 등 유동적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도봉구 창동역,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마포구 월드컵공원, 양천구 목동운동장 등 4곳에 검사소를 추가 설치했고, 질병청은 지자체 협조를 받아 24개소를 더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