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14일 오전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에 대응해, 지하철을 역에 서지 않고 그대로 지나치게 하는 ‘무정차 통과’ 조치를 처음으로 시행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 도중 사다리 반입 시도로 경찰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날 전장연 회원들의 지하철 내 사다리 반입 시도로 당고개 방면 열차 1대가 무정차 통과했다. 2022.12.14/뉴스1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4분쯤 지하철 4호선 상행선 열차 1대가 시위가 열리는 삼각지역에 멈추지 않고 통과하도록 했다.

전장연 측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삼각지역에서 휠체어를 탄 사람 15명 등이 천천히 지하철에 오르며 지하철 문이 닫히지 못하게 했다. 이로 인해 지하철 운행이 약 7분 30초 지연됐다. 이에 서울교통공사 측은 이러한 행동을 제지하면서 지하철을 출발시켰고, 다음 도착하는 열차 1대를 무정차 통과하도록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 도중 지하철 내 사다리 반입 시도로 당고개 방면 열차 1대가 무정차 통과했으나 구파발 방면 지하철에 탑승하여 선전 활동을 하고있다. 2022.12.14/전장연

서울교통공사 측은 “무정차 통과 조치와 동시에 시민들에게 현장 안내방송 등을 통해 알렸다”고 했다. 무정차 운행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신용산역과 숙대입구역 구간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운행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전장연 측이 지하철 운행을 고의적으로 지연시켰다고 판단해 무정차 통과를 결정했다”고 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 관련 예산의 증액과 법제화 등을 요구하며 작년 12월부터 이러한 시위를 반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주부터 전장연이 지하철 운행에 심각한 지연을 일으킬 때 무정차 통과를 고려하겠다고 했으나, 서울교통공사 측은 12일과 13일에는 휠체어 투입이 2~3대 수준으로 시위 규모가 크지 않다며 무정차 통과를 시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