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 16일 공개한 3차원(3D) 가상 행정 서비스 공간 ‘메타버스 서울’에 열흘 동안 하루 평균 950명이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 서울’은 아바타(온라인상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스마트폰으로 서울시청 곳곳을 다니며 등본을 발급 받고 민원도 낼 수 있는 플랫폼이다. 아바타를 이용해 실제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 서울광장, 서울시청사를 돌아다니는 것도 가능하다.

'메타버스 서울' 속 서울광장에서 기자의 아바타가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모습. 메타버스에 구현된 서울시 구청사(現 서울도서관) 벽면에는 실제 시청사와 동일하게 서울시 정책을 홍보하는 광고가 나온다. /앱 캡처

‘메타버스 서울’ 앱을 다운로드 받아 누구나 접속해 이용할 수 있다. 미국 타임지는 지난해 메타버스 공공 분야 ‘최고의 발명품’으로 메타버스 서울을 꼽았다.

30일 본지는 메타버스 서울에 직접 접속해 메타버스 서울의 여러 기능을 체험해봤다.


◇ 최고 ‘핫플’은 ‘서울시장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메타버스 서울에서 방문 수가 가장 많은 공간은 ‘서울시장실’이다.

메타버스 서울시장실 /앱 캡처

중구 서울시청사 6층에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실의 모습을 재현한 이 곳에선 오세훈 시장 아바타와 인사를 나누고 각종 민원을 접수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아바타가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 /앱 캡처

오세훈 시장 아바타를 누르면 아바타가 “안녕하세요. 서울시장 오세훈입니다”라 말하며 고개 숙여 인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원래는 모션(동작)만 있었는데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 오 시장의 목소리를 AI(인공지능)로 재현한 음성을 추가했다”며 “모션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앞으로 더 다양하게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서울'에 구현된 서울시장실은 시청사 6층에 있는 실제 오세훈 시장 집무실을 그대로 재현했다. /앱 캡처

시장실에는 ‘의견 제안하기’ 기능이 있어 서울시정에 관한 민원이나 의견 접수도 할 수 있다.


◇ 등본 발급, 지방세 계산도 가능

서류를 발급 받을 수 있는 ‘민원서비스’도 시장실에 이어 방문자 수가 많다. 여기서는 120 다산콜센터 상담도 가능하다.

‘120 상담하기’를 누르면 상담원이 순차적으로 일대일 채팅 상담에 응해준다. 서울시는 “개인마다 음량이나 발음 등 차이로 발생하는 음성 상담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채팅 상담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서울'의 민원서류 발급 기능. 해치 캐릭터를 누르면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 '서울지갑' 앱으로 연결된다. /앱 캡처

‘민원서류 발급’을 누르면 총 7종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다. 발급 가능한 서류는 주민등록등본, 주민등록초본,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예방접종증명서, 출입국 사실증명, 병적증명서다.

다만 메타버스 서울 외에 ‘서울지갑’ 앱을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안상 한계와 기술 개발 문제 때문에 지금은 서울지갑 앱을 거쳐야 한다”며 “향후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활성화되면 사용하기에 더 편한 기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서울 속 '택스스퀘어'에서 시민들이 '챗봇'(가운데)을 이용해 세무 상담을 하고 있다. /앱 캡처
'메타버스 서울' 속 '택스스퀘어'를 돌아다니며 지방세를 계산해볼 수 있다. /앱 캡처

‘택스스퀘어’에서는 세금 관련 상담과 지방세 계산이 가능하다. ‘챗봇’을 이용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채팅으로 세무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메타버스 서울' 속 '택스스퀘어'에서 자동차세를 계산하는 모습. /앱 캡처
'메타버스 서울' 속 재산세 계산 기능/앱 캡처
'메타버스 서울'에서 부동산 취득세를 계산하는 모습 /앱 캡처

택스스퀘어 각 층을 돌아다니며 주택 취득세, 자동차세, 재산세 등 지방세 계산도 가능하다. 지금은 실제 세액 조회 기능은 제공하지 않고 있고 단순 계산만 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다른 앱과 연계해 실제 세액 조회 기능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무료 비대면 회의실’ 기능도 있어

메타버스 서울시청사는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실제 시청사 1층을 그대로 재현했다.

메타버스 서울 속 회의실 예약 기능 /앱 캡처

특히 가상 시청사 1층에서는 여러 아바타가 모이는 비대면 회의실을 무료로 열 수 있다. 유료거나 시간 제한이 있는 타 플랫폼과 달리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메타버스 서울' 회의실 기능 /앱 캡처

일대일 상담실부터 100명까지 참여 가능한 콘퍼런스 룸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회의실을 개설할 수 있다. 채팅, 음성, 화상 회의가 가능하고 자료 공유도 할 수 있다.


◇ 스마트폰으로만 이용 가능한 건 ‘약점’

서울시에 따르면 메타버스 서울이 문을 연 이후 가상 서울시장실에는 ‘휴대전화 말고 PC로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한다. 현재 ‘메타버스 서울’은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을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다. 작은 화면으로 자판을 두드리며 채팅 기능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 다소 불편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PC로 서비스를 옮기면 기술적인 문제나 보안상 허점이 생길 수 있다”며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그 밖의 개선 사항을 찾기 위해 서울시는 메타버스 서울 출시 한 달 동안 ‘옥에 티 찾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다음달 12일까지 발견한 오류를 스크린샷 이미지와 함께 제출하면 기프티콘 등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메타버스 서울’ 인스타그램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앱에서 ‘버그 신고’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서울시는 올해 메타버스 서울 2단계 사업으로 메타버스에 시민 안전 체험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공간을 추가로 구현할 계획이다. 또 부동산 계약을 메타버스에서 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려 한다. 통번역 기능을 도입해 외국인 지원 사업도 하려 한다.

또 각 자치구에서 개별적으로 구축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메타버스 서울에 통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김진만 디지털정책관은 “메타버스 서울을 정식으로 오픈한 이후 지속적으로 콘텐츠 보강과 안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더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를 기획해 많은 시민들이 가상 세계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