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성폭행 사건 현장을 방문하고, 시민 안전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각지대의 범죄 예방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민영 관악경찰서장이 1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산속 둘레길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현장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신림동 성폭행 사건은 지난 17일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30대 남성이 여성을 성폭행한 뒤 ‘너클’을 양손에 끼고 폭행한 사건으로, 현재 피해자는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가해자 최모(30)씨를 강간상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으로, 오늘 중 영장이 청구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안전지대와 우범지대 구분은 무의미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누구나 마음 놓고 이용해야 할 주거지 근처 등산로에서 이런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 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의식불명인 피해자가 속히 의식을 찾고 회복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일상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겠다”고 운을 뗀 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곳(등산로)처럼 인적이 드문 사각지대에 폭넓게 범죄 예방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구청과 협조해 골목길·둘레길·산책길에 강화된 범죄예방디자인(CPTED)를 도입하고, 이번 사건에서 가해자가 범행 전 주거지를 배회한 만큼, 이상 행동을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지능형 CC(폐쇄회로)TV도 설치하겠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산속 둘레길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현장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시 차원의 ‘시민 안전 및 묻지마 범죄 예방 TF(태스크포스)’도 구성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범죄예방디자인(CPTED)란 범죄 취약 시설에 도색이나 LED 조명, 출입금지사인 등 디자인을 입혀 범죄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2016년 연구 결과,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한 지역 4곳 중 3개 지역에서 112 신고 건수가 최대 22.1%(중요범죄 사건접수 기준)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 시장은 “이번 사건과 같은 묻지마 범죄의 이면에는 양극화, 혐오문화, 청년실업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며 “사회의 그늘을 살피고 줄여나가는 정책도 지속적으로 펴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