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페이스북에 “시민단체는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임옥상씨의 작품 철거를 반대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단체가 성추행을 인정한 작가의 작품 철거를 막아섰다”면서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다”라고 했다.

정의연을 비롯한 여성 단체 회원 50여 명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예장동 일본군 위안부 추모 공원 ‘기억의 터’에 있던 1세대 민중미술가로 불리는 임옥상(73)씨의 작품 철거 작업을 막아섰다. 임씨는 동료 여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지난 8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시는 임씨가 유죄를 선고받자, 서울시 내 시립 시설에 있는 임씨 작품 6개를 차례로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여성 단체 회원들은 보라색 천으로 임씨의 작품인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 조형물을 덮고, “서울시가 임옥상씨를 핑계로 위안부의 역사를 지우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다음날인 5일 오전 6시 15분부터 포클레인을 가동해 약 두 시간 동안 임씨의 작품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오 시장은 “많은 시민 단체가 같은 사안을 두고도 ‘우리편’이 하면 허물을 감싸주고, ‘상대편’이 하면 무자비한 비판의 날을 들이댄다”며 “사회 정의를 세우자고 시작한 일이었을텐데 설립 목적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랜 세월 진영논리에 젖어 사고(思考)하다보니, 무엇이 상식인지도 모르는 듯 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제 시민운동은 우리편들기 운동이 되었다”면서 “비정상화된 노조에서 벗어나고자 올바른노조 운동이 싹텄듯, 진영논리가 아닌 상식과 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민운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올바른노조는 서울교통공사 소속 노조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파업 방식에 반대한 2030 MZ세대 직원들이 주축이 돼 2021년 8월 설립했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은 “철거 작업이 마무리된 후 위안부 피해자들을 제대로 기릴 수 있도록 조형물을 재조성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