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조감도./부산시

민원 등으로 17년간 지지부진했던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이 본격화한다.

부산시는 20일 오후 시청에서 ‘아이파크마리나’와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민간투자사업에 대해 변경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1986년 지어져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등을 개최해 ‘올림픽 요트경기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해상 및 육상 계류장(438척 규모), 본관·관리·수리시설 등 건물들로 이뤄졌다.

그러나 시설이 오래돼 낡아진데다 요트 인구 등이 늘면서 계류 공간 등이 좁아져 지난 2008년 3월 현대산업개발의 민간투자사업 제안서가 접수되면서 재개발이 추진돼왔다. 이후 시의 사업겸토와 협희, 시의회 심의 등을 통과해 2014년 아이파크마리나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이후 민자 1600억원을 들여 요·보트 628척의 계류시설을 비롯, 호텔(15층, 325개 객실 규모)·마리나센터·쇼핑센터 등을 짓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호텔이 학교 부근에 위치해 건축 허가가 나지 않고,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조망권 침해 등 민원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이어 아이파크마리나와 부산시간 소송전에 휘말렸고 2018년 아이파크마리나측에 승소 확정됐으나 협상에 진전이 없어 답보상태였다. 그러다 2023년 11월 공공성 강화와 민원 최소화, 마리나 기능 강화 등에 대해 부산시와 아이파크마리나가 접점을 찾으면서 실시협약 변경안이 제시돼 사업 재개의 실마리를 잡았다.

부산시와 아이파크마리나가 20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민간투자사업 변경 실시협약을 체결했다./부산시

이후 시와 아이파크마리나 측 협상, 민간투자사업 심의위 심의 등을 거쳐 이날 변경 실시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 되면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창출해내는 해양문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짓는 요트경기장은 계류장 규모를 현재 438척에서 567척으로 키우고 당초 계획됐던 호텔 건립을 취소하되 전시컨벤션시설, 상업시설을 설치해 경제성·수익성을 높이기로 했다. 상업시설은 당초 9504㎡에서 2만5666㎡로 늘리지만 건물 높이를 2층 높이로 제한해 유럽형 로드숍처럼 조성될 계획이다.

또 24시간 개방하는 친수공간, 갈맷길과 연결되는 산책로, 가로·광장·소형·옥상 공원 등 다양한 공원을 만들어 공공성을 높이기로 했다. 주민들이 기피하는 요트수리소는 주변 아파트와 거리를 33m에서 95m로 더 떨어지게 할 계획이다. 이밖에 요트경기장 주변을 지나는 해운대해변로(현재 6~7차로)와 마린시티로(현재 4차로)의 차로 폭을 각각 8차로와 5차로로 확장하기로 했다.

시는 향후 실시계획 승인,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주민설명회 절차를 거쳐 오는 5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호섭 부산시 도시인프라개발과장은 “1548억 전액 민자로 사업을 추진,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라며 “완공후 사업시행자인 아이파크마리나가 30년간 운영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