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 연산동 부산시청 전경./뉴스1

부산이 하수구 악취와의 전쟁을 벌인다.

부산시는 “올해 105억원을 들여 시역 내 악취가 발생하는 하수구들을 준설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이같은 시의 하수구 준설 계획은 지난 3년간 지역에서 제기된 생활 악취 민원을 분석한 결과, 하수구 악취가 22.5%에 달하는 데 따른 것이다. 시 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각 구·군에 접수된 생활악취 신고는 매년 1200~1300건에 이른다.

시는 이에 따라 우선 오는 3월까지 그동안 악취 민원이 많이 제기된 부산진구 부전동 만취길, 해운대구 우동 해리단길, 해운대해수욕장 해변로의 BMW전시장, 수영구 망미동 망미중학교 앞, 중구 보수동 2가 동사무소, 북구 구포동 어린이교통공원 주변 등 6곳에 대해 하수구 준설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 준설 대상 하수구는 악취물질의 냄새가 감지되지 않도록 하는 데 필요한 공기량이 기준치의 669~3000배에 이를 정도로 악취가 심한 곳들이다.

시는 또 이들 준설 대상 하수구 외에 평소 악취 민원이 자주 접수된 부산시내 350개의 악취발생 우려 하수구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오는 5월까지 벌여 악취지도를 만들 계획이다.

시 하수관리팀 관계자는 “이들 악취 우려 하수관로에 대한 전수조사가 끝나면 냄새가 심하거나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을 우선적으로 준설할 것”이라며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 전까지 80~90곳의 하수관로를 추가로 준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 분석에 따르면 이들 고질적 악취민원 발생 하수구는 기울기가 거의 없는 평평한 도로에 있거나 산복도로 등 고지대에서 바다 쪽으로 내려오던 하수관로가 평지로 접어들어 경사가 없는 곳 등이다.

시 환경정책팀 관계자는 “하수관로가 경사 없이 평평해지면 하수 흐름이 느려져 퇴적물이 쌓이고 기온이 올라가면 퇴적된 오염물질이 부패해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하수와 우수를 한꺼번에 모아 흘려보내는 ‘합류식 하수관로’가 하수구 악취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시 측은 분석하고 있다. 도로 등의 빗물을 받아 처리해야 해 뚜껑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하수와 우수를 따로 분리해 받는 분류식 하수관로는 뚜껑 구멍이 없어 냄새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다.

현재 부산시의 하수관로는 총 3615km 중 74%쯤이 분류식으로 돼 있고 나머지는 합류식이다. 시는 지난 1990년부터 단계적으로 합류식을 분류식 하수관로로 바꾸는 중으로 2040년까지 전 하수관로 를 분류식으로 만들 계획이다. 올해는 1093억원을 투입, 광안리·송도·송정해수욕장 등 56km 구간을 분류식 하수관로로 교체할 예정이다.

김영구 공공하수인프라과장은 “향후 하수구 악취지도를 토대로 하수관로 준설 등 체계적인 악취 발생 저감 계획을 짜고 실행해 나가면서 하수관로를 분류식으로 바꿔 부산을 하수구 냄새 없는 도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