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전 지리산권 주불 잡기에 실패해 산림 당국이 야간 대응에 나섰다.

경남 산청 산불 발생 8일째를 맞은 28일 해가 지자 구곡산 자락에서 황점마을 뒷산까지 번진 산불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1일 발생한 경남 산청 산불이 28일로 8일째 접어든 가운데 일몰 전 지리산권 주불 진화에 실패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진화율은 94%로, 산불영향구역은 1830㏊에 달한다. 전체 화선은 71㎞로 잔여 화선은 지리산권역 4㎞이다.

하동권 주불은 이날 오전 9시쯤 진화했고, 현재는 뒷불 감시 및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30분 경남 산청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된 육군과 공군의 치누크 헬기가 인근 산청양수 상부댐에서 물을 담고 있다./산청=김준호 기자

산림 당국은 지리산권역 방어선 구축을 강화하고 주한미군 헬기 등 43대와 소방차 등 장비 243대, 1527명의 인력을 집중 투입해 일몰 전 남은 화선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험준한 지형에 강한 바람까지 겹치며 주불 진화에 실패했다.

산림 당국은 헬기는 모두 철수하고 특수·공중 진화대 등 인력·장비를 배치해 방어선을 구축하고 진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27일 산청군 시천면 내원리, 동당리에 투입된 산림청 공중진화대 및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두껍게 쌓인 낙엽과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산죽으로 인해 산불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림청 제공

한편, 이날 진화 작업에 투입된 소방대원 1명이 발가락 골절로 현장에서 이탈해 치료 뒤 귀가했다. 현재까지 산불로 사망 4명, 중·경상 10명 등 인명피해는 총 14명으로 한 명 늘었다. 주택 29채 등 시설 83곳이 불에 탔다.

이재민 528명은 산청 동의보감촌 등 7곳에 나눠 머물고 있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날 지리산 권역 난류와 강한 돌풍이 예상됨에 따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하겠다”며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도민 안전과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