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부산 사상구 새벽시장 인근 도로에 가로,세로 3m, 깊이 4~5m 규모의 땅거짐이 발생해 작업자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전날 가로 5m, 세로 3m, 깊이 5m 크기의 땅꺼짐이 발생한 지점과 200m 거리다.부산 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공사 현장 인근에서는 최근 3년간 14차례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2025.04.14 김동환 기자

부산 지하철 사상~하단선 공사장 인근 도로에서 이틀 연속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서울 강동구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부산시와 사상구 등에 따르면, 14일 오전 7시 40분쯤 부산 사상구 감전동 도로에서 가로·세로 각 3m, 깊이 4m 싱크홀이 발견됐다. 사상~하단선 공사장 부근으로, 전날 가로 5m, 세로 3m, 깊이 4~5m 싱크홀이 발생한 사상구 학장동 도로와 약 200m 떨어진 곳이다.

사상구 관계자는 “도로 표면이 심하게 울퉁불퉁해 굴착해 보니 싱크홀이 있었다”며 “순찰 도중 미리 발견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콘크리트 하수관로의 연결 부위가 파손돼 하수가 새면서 지반이 침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부산시와 사상구는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지하철 공사와 연관성도 확인 중이다. 사상~하단선 공사장 일대는 지반이 연약해 크고 작은 싱크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23년부터 이날까지 사상~하단선 공사장 인근에서 총 14차례 싱크홀이 발생했다. 작년 9월에는 트럭 2대가 지하 8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사상~하단선은 부산 도시철도 2호선 사상역과 1호선 하단역을 잇는 6.9㎞ 길이 지하철이다. 내년 말 개통이 목표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 2번 출구 앞 도로에서 땅 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관계자들이 현장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전날 서울 강동구 천호동 강동역 인근 도로에선 가로·세로 각 20㎝ 크기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땅에 구멍이 났다‘는 배달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강동구에선 최근 싱크홀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일 길동 신명초 인근 교차로에서 가로·세로 각 20cm, 깊이 50㎝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난 10일에는 길동역 인근 도로에서 가로 50cm, 세로 1m, 깊이 5cm의 도로 함몰이 발생했다.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상수도관 파열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삼성동 재개발 구역에서도 “땅이 꺼진 것 같다”는 신고가 소방 당국에 접수됐다. 관악구 관계자는 “도로에 균열이 발생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직장인 강성준(27·영등포구)씨는 “여름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지반이 더 약해질 텐데 대책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 터널 붕괴 사고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굴착기 기사 김모(28)씨는 소방 당국에 “굴착기에서 내려 물을 마시러 가던 도중 갑자기 땅이 무너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쯤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이 붕괴하면서 지상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2명이 매몰됐다. 김씨는 그중 1명이다.

김씨는 당시 지상에서 굴착기를 몰고 작업을 하다가 잠시 내려 컨테이너 쪽으로 가던 중이었다고 한다. 그는 “굴착기에 문제가 생겨 수리하려고 나왔다가 (휴게실로 쓰는) 컨테이너에서 물을 마시려고 했는데 갑자기 붕괴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굴착기는 구조물에 걸려 지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김씨는 약 30m 지하에 고립됐지만 12일 오전 4시 27분쯤 13시간 만에 구조됐다. 그는 현재 쇄골 골절 등으로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 당국은 매몰된 또 다른 근로자 1명을 찾고 있다.